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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댄스대회 출전

기사입력 2017-06-09 14:48

그해 전국체전이 끝나면 장애인들은 겨울 동안 댄스 연습을 쉰다. 길이 미끄러워 다니다가 큰 부상을 당할 수 도 있고 다음 대회는 5~6월이나 되어야 열리기 때문이다. 필자는 2015년 가을 전국체전을 끝으로 장애인댄스스포츠에서 손을 떼었다. 2016년에 시각장애인 파트너가 다른 비장애인 파트너를 데리고 왔는데 그나마 중도에 그만두었다. 필자는 마침 바쁜 일들이 있어서 굳이 나서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한 해 쉬게 된 것이다. 마음은 장애인댄스스포츠에서 은퇴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올해 장애인댄스스포츠 서울연맹이 새 진용을 갖췄다. 새 시각장애인들이 들어오고 같이 대회에 출전할 비장애인 선수도 필요했다. 2019년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대한 대비도 해야 했다. 그래서 필자가 시각장애인 코치 및 파트너 선수로 다시 참여하게 된 것이다.

지난 4월부터 새 안무를 연습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시간을 내려고 했는데 막상 하다 보니 하루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일주일에 두 번 또는 세 번 나가는 것으로 횟수를 늘려나갔다. 파트너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파트너가 누가 되든 같이 춤을 출 수 있도록 먼저 안무를 익혀야 한다.

대회 하루 전 파트너가 지정되었다. 대부분은 파트너가 일찍 정해져 같이 호흡을 맞추며 연습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필자의 파트너는 라틴댄스 쪽에서 연습하던 장애인이었는데 비장애인 파트너가 없어 모던댄스로 전향했다고 했다. 다시 말하면 모던댄스는 처음 접하는 초보자였다. 30대의 나이에 체격 조건은 그런대로 좋았다. 일단 왈츠 한 종목만 출전하기로 하고 3시간 동안 연습에 들어갔다. 도무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지만 일단 스텝부터 익히게 했다. 다행히 이해가 빨랐다. 기본자세와 풋워크도 가르치기는 했으나 하루아침에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드디어 대회 당일, 아침 일찍 경기장으로 갔다. 평소 연습하던 장소와 달라 반드시 경기장에서도 연습을 해봐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유만만하던 파트너가 경기장 플로어에서 당황을 했다. 불안했지만 일단 안무를 까먹지 않고 무사히 경기를 치르는 데 목표를 두었다. 엔트리를 보니 쟁쟁한 비장애인 선수들과 관록 있는 장애인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욕심을 냈겠지만 이번에는 백의종군한다는 마음으로 나섰다. 이미 수많은 메달을 땄기 때문에 메달에 대한 욕심이 시들해진 이유도 있었다.

이윽고 출전 순서가 왔다. 파트너가 자세는 잘 유지하지 못했지만 그런대로 안무를 소화했다. 음악도 길어서 경기장 한 바퀴를 다 돌아야 했다. 이번 대회의 수확은 파트너 확정이다. 그리고 9월 전국체전 출전 자격을 얻는 것이다. 이번에는 왈츠로 출전했지만 전국체전에는 *폭스트롯과 퀵스텝으로 승부를 걸 생각이다. 왈츠보다 경쟁이 덜하기도 하고 파트너가 왈츠의 기본기를 익히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파트너의 적성에도 라이징이 많은 왈츠보다는 진행형인 폭스트롯, 주로 뛰는 스텝이 많은 퀵스텝에 더 맞을 것처럼 보인다. 이번 여름은 전국체전 출전 준비로 땀 좀 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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