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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만한 몸매의 모델을 꿈꿔본다

기사입력 2017-05-30 08:58

싫증을 잘 내는 사람들이 유행을 만든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참 변화무쌍하다. 요사이 스키니와 통바지가 다시 유행이다. 필자가 대학 1, 2학년 때 꽉 끼는 바지와 통바지가 유행했었다. 외출할 때면 가끔 듣는 소리가 있었다. 스키니를 입으면 “그 바지는 입고 꿰맸니?”라는 말을 들었고, 통바지를 입으면 “동네 다 쓸고 다니겠다”라는 말을 들었다.

일정한 주기로 유행은 되풀이된다. 이에 따라 화장법도 진화해가고 있다. 미의 관점이 바뀌는 것이다. 겉에 걸치는 옷뿐만 아니라 몸매의 기준도 바뀌었다. 필자가 어렸을 때는 통통하고 배가 나온 사람은 사장 또는 부유한 사람의 표본이었다. 욕심 많은 사람이나 지배 계층을 의미하기도 했다. 반면 마른 사람들은 가난하거나 핍박받는 사람들로 무능하게 표현됐다. 그러나 요음은 뚱뚱한 사람은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처럼 보이고, 마른 사람은 체육관에 나갈 정도로 여유가 있어서 체중관리를 잘하는 부유한 사람으로 비쳐진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을 보면 옷을 걸치지 않은 나체가 많다. 황금비율에 의해서 인체의 아름다움을 조형미 있게 표현하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국립 러시아박물관에서 본 조각들은 마치 살아 움직일 것처럼 꿈틀거렸다. 근육이 볼륨감 있게 표현되어 곧 긴 숨을 토해낼 것만 같았다. 신들이 나체인 까닭은 신성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담과 이브도 에덴동산에서는 나체였으나 죄를 지은 후부터 옷을 입기 시작했다.

조각이나 서양화에서 보이는 여인들의 몸은 풍만하고 오동통하다. 마른 몸보다는 풍만한 여자가 더 육감적이다. 클레오파트라나 양귀비가 말랐을까? 그랬다면 역사책이 다르게 쓰였을 것이다. 처녀의 아름다움이 당찬 날렵함과 날씬함이라면 중년의 아름다움은 풍만하고 원숙한 건강미에 있다. 여자를 바라보는 미의 기준은 젊을 때와 중년 이후가 달라져야 한다. 건강을 해칠 정도의 비만도 깡마름도 아닌 건강미가 최고다. 그런데도 깡마른 연예인들을 보며 자신의 몸이 뚱뚱하다고 착각하거나 남의 시선 때문에 소중한 자신의 몸을 해치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필자도 새해를 맞으며 세운 계획에 체중 5킬로 감량이 들어 있었다. 남의 시선을 의식했다기보다는 자존감 회복과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었다. 먹은 것 이상으로 움직이면 체중이 빠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체중계는 1~2킬로를 왔다 갔다 할 뿐 도무지 내려가질 않았다. 빠지지 않는 체중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칼로리를 계산하며 음식을 선택하고 아침마다 걸어도 변화가 없다. 나이가 들면 체중이 안 빠진다는 말이 실감 난다. 운동이야 계속하겠지만, 마음은 다르게 갖기로 한다. ‘중년이 되면 건강미에 중점을 두고 당당하게 풍만함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

언젠가 서양화 모델처럼 오동통하고 풍만한 몸매가 미인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다시 올지도 모른다. 누가 아는가? 필자가 혹시 풍만함과 원숙함으로 아름답게 나이 든 할머니 모델이라도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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