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치과 간호사였던 아줌마(장영남 분)는 치과의사 남편과 별거 중이다. 보험회사에 다니느라 10살 딸 아이의 귀가를 챙기지 못한 날 딸은 누군가에게 무참히도 성폭행을 당한다. 아줌마는 절규하지만, 공권력은 절차를 따지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남편은 유명 인사라 자신의 명예에 누가 될까봐 모른 척 한다. 40일 만에 범인을 잡은 한 아줌마의 얘기를 인터넷 실제 기사를 모티브로 했다는데 일부 조두순 사건을 연상하게 하는 내용이다.
별거부부의 문제도 심각하다. 남편은 유명 치과의사인데 자신의 유명세에 집착하여 자신의 딸이 그런 문제가 생겼는데도 외면하는 철면피가 유명인사라니 세상 공정하지 못하다.
아줌마는 집요하게 혼자 성폭행범을 추적하여 경찰에게 알리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날짜를 미룬다. 당장 성폭행범이 있다는 신고를 했는데도 공권력은 움직이지 않는다. 마동석이 형사로 분해 짜증나는 표정의 연기를 잘 한다. 장영남도 금방이라도 울 듯한 표정이 압권이다. 아줌마는 세상이 공정한 사회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래서 스스로 복수에 나선다.
최근 상영 영화 ‘그랜드 파더’와 비슷한 설정이다. 할아버지가 아들의 죽음을 재수사해달라고 요청하지만, 이미 화장 처리된 사건을 들추기 싫은 것이다. 그렇게 공권력을 기대하다가 지쳐서 결국 자신이 자신의 방식대로 배운 대로 한다며 복수의 화신으로 나선다. 공권력이란 책임 회피와 귀찮은 일에는 나서지 않는다.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들이다. 오히려 실망하게 만든다.
연약한 아줌마가 어떻게 복수를 할 수 있을까? 범인은 잡혀가 봐야 곧 풀려 난 예가 대부분이라며 오히려 능글거린다. 조사 과정은 어린 여자 아이가 악몽을 재현하도록 수차례 묻고 또 물으며 정신적으로 고통을 준다.
결국 연약한 아줌마가 나선다. 자신의 방식으로 범인을 처벌하는 것이다. 범인을 치과 의자에 묶어 눕혀 놓고 생 치아를 미구 갈고 뽑아낸다. 전쟁 중이나 식민지 시절 용의자를 잡아 생니를 갈고 뽑아내는 고문은 가장 고통스럽다는 기록도 있다. 현역 간호사 시절에 잘 하던 일이란다. 범인의 절규가 오히려 통쾌하다. 딸아이가 엄청난 정신적 트라우마를 안고 평생 배변 주머니를 차고 살아야 할 것에 비하면 그 정도도 성에 안 찬다.
영화 내용으로 볼 때 경찰들은 보통 한 사람이 사건 40건 정도를 동시에 취급한단다. 그러니 손이 딸린다. 시급을 요하는 사건들은 위에서 닦달을 한다. 그러니 우선순위가 있어 이미 처리된 사건이나 생색이 나지 않는 사건은 회피하거나 뒤로 미룰 수밖에 없다. 범인이 지금 집에 있다는데 다음 주 월요일에나 가보겠다고 태연히 말한다. 범인이 그 집에 살고 있으니 월요일에 가도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경찰의 실정이라면 심각하다. 누굴 믿고 치안을 바랄 것인가? 잡아 가도 곧 풀어주는 공권력의 심판도 문제이다. 흉악범의 징계 수위는 지금보다 훨씬 높아져야 한다. 복잡한 전철 안에서의 불분명한 성폭행 시비는 진위 여부를 떠나 일방적으로 피해자 말만 듣고 용의자를 혹독하게 처벌한다. 그러나 정작 한 아이의 장래까지 망친 성폭행범의 처벌은 왜 무겁지 못한지 따져 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