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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초등학교 전학] (10) 2년을 같은 담임이 이끌고 가는 제도와 기정방문

기사입력 2016-09-12 10:13

1983년 작은 아이가 3학년 새 반이 되면서 2학년 때의 그 여자 선생님이 또 담임이 되어 안심이었다. 큰 애는 새신랑 같았던 남자 선생님이 아닌 여자 선생님으로 바뀌었다. 2년을 연거푸 담임을 하는 제도가 좋은 점은 아이들이나 어머니들이 처음 만나는 어색함을 한 번만 겪으면 2년 동안을 겪으면서 훤히 서로를 알게 되어 거의 가족 같은 분위기로 마음이 편해진다는 점이었다.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장점이 컸고 아이들도 거북함이나 어려움이 없어져 무엇이든지 쉽게 의논을 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 할 수 있다고 했다. 학년이 바뀌어서 다른 선생님이 된다 해도 먼저 담임에게 가서 어려운 일들을 의논도 할 수 있는 관계도 이어진다고 했다. 그야말로 선생님이 한 반이 20~30명이기 때문에 한 아이의 집안 사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다 알게 되고 형제들의 문제가 생기면 담임끼리 서로의 생각을 종합해서 상담해 가며 문제가 생겼을 때 잘 해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럴 꺼 같았다. 유대관계가 잘 이뤄져서 어려운 문제가 생겨도 도와가며 가능한 쉽게 해결할 수가 있다는 엄마들의 얘기에 속으로 부러웠다.

큰 애는 여자 선생님이 담임이 되면서 많이 활발해지고 자기가 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며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예전의 성격대로 활기를 되찾아갔다. 역시 여자 선생님이라 세세한 구석까지 주시하며 관찰을 했고 반이 바뀌어 새로 만난 아이들이 행여나 해코지를 우리 애가 당할까 우려하는 마음으로 신경을 많이 써 주었다. 남자 선생님에겐 전연 없던 깔끔한 성격으로 아직 적응이 안 된 김 군에게 다른 나라와 우리나라 사이의 모든 것들을 올바르게 인식시킬 의무가 있다는 것들을 가끔 주의 시키는 선생님이었다. 5,6학년 담임의 베테랑이라고 소문난 선생님으로 점점 왕따 문제가 머리를 쓰면서 곤욕을 치를 수 있는 나이라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었다.

새 학기가 되면 일주일간을 방과 후에 잠깐씩 가정방문을 한단다. 우리 애들은 혹시나 할 말이 많을지 모른다는 배려로 그날의 마지막 시간으로 배려해 주었다. 정확한 시간에 방문을 했다. 음료수도 안 마신다며 10분만 시간을 내 주면 된다는 것이었다. 아이들 방을 유심히 관찰하고, 학교에서 불편한 일이 있었는지? 혹시 학교 교우 관계는 어떠한지, 학교에서 일어난 일들을 어느 정도 집에 와서 가족과 얘기하는지, 새로 맡은 담임에 대해서는 무슨 말이 있었는지, 김치는 어떻게 담그는지? 바로바로 대답할 수 있는 것들을 차근차근 물었다. 당연한 미소를 띠고 거북한 자리를 안 만들었다. 마지막으로는 2년간 잘 교육시키겠으며 어머니께서 걱정 안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아무 걱정하지 말라며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전화를 해달라고 당부하고 깍듯이 인사를 하고 갔다. 정말 짧은 만남과 헤어짐이었지만 신뢰감과 안심을 자상스럽게 심어 주는 관계로 유지되었다. 이것이 바로 학교와 가정의 올바른 관계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2년은 걱정 없음!’이라고 마침표를 찍으며 환하게 웃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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