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어렸을 적 아버지가 7개월 동안 이모집에 맡겨두었다가 찾으러 간다. 그러나 이모집에서도 이 딸을 예쁘고 보고 입양을 원한다. 비록 백만장자 이모집보다는 못하지만 부녀가 같이 살기를 원해 아버지는 딸을 데리고 나온다. 감자칩이라는 별명을 부르며 딸을 예뻐한다. 둘의 관계는 좋지만 현실은 배고프다. 이모부는 입양 소송을 걸어온다. 미국은 아버지의 경제적인 어려움도 딸을 양육할 조건이 안 되며, 이모부에 대한 행패 등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 하여 소송 이유가 되는 나라이다.
아버지는 착수대금만 2만5천 달러나 되는 막대한 변호사 비용을 대야 한다. 미래의 수입을 담보로 대출도 받는다. 보통 몇 년 걸리던 작품을 3개월 만에 완성해서 출판사에 넘긴다. 바로 자신과 딸의 이야기를 쓴 ‘파더 앤 도터’이다. 이 책이 퓰리처상을 받게 되지만, 수상을 못하고 병으로 죽고 만다. 천년만년 오래 같이 살자던 약속을 못 지키고 먼저 죽는다.
딸은 아버지와의 정을 잊지 못해 성인이 되고 나서도 방황한다. 여러 남자와 동침하는 등 자학적이고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아버지 책의 팬인 카메론을 만난다. 카메론이 진정한 팬임을 알고 ‘파더 앤 도터’ 원본을 선물로 준다. 카메론과 술집에 갔을 때 그전에 케이티가 동침했던 남자가 나타난다. 그 남자가 행패를 부리면서 케이티가 후회하지만, 카메론은 문제 삼지 않는다. 카메론은 진정으로 케이티를 사랑하고 결혼까지 생각하지만, 케이티는 오히려 뒷걸음친다. 부모를 만나러 간다는데 도망친다. 한 남자와 여인이 된다는 사랑에 자신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카메론에게 돌아갔는데 카메론의 방에는 다른 여자가 와 있다. 그러나 카메론도 뛰어나가 케이티를 받아 준다.
부녀의 정이란 게 뭘까 생각해 봤다. 아버지는 밤마다 딸의 머리맡에서 책을 읽어 줬다. 원고에 한창 빠져 있을 때도 딸이 원하면 만사를 멈추고 딸이 원하는 대로 해줬다. 딸은 아버지가 어머니처럼 일찍 죽으면 안 된다며 오래 살라고 약속해 달라고 한다. 그래서 손가락 걸며 약속했는데 아버지가 제 명에 못 죽은 것이다. 그래서 다시 이모집으로 가서 살며 성인이 되었다.
성인이 되고나서 외로움 때문이었을까 케이티는 아버지와의 정을 잊지 못해 자학하며 산다. 그 부분은 이해가 잘 안되지만. 이모집과 아버지 간의 소송이 영향을 끼쳤을 것 같다.
그리고 아버지와 다른 남자와의 비교에서 다른 남자들에게서는 아버지 같은 정을 못 느꼈던 것 같다.
필자는 젊은 시절 중동에 파견 나가 장기간 일했다. 잠시 휴가 나와 딸을 만들었지만, 출산도 못 보고 이름도 못 지어줬다. 딸이 어렸을 때 여전히 나가 있었고 크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했다. 아내는 딸의 크는 모습을 그때 못 보면 후회할 것이라며 남들이 부러워하는 외국 은행을 미련 없이 그만 두었다. 그리고 3년 간 같이 보내고 복직했다. 그때 필자는 외국에 있었고 귀국해서도 딸과 둘만의 정을 쌓지 못했다. 머리맡에서 책을 읽어주는 등, 정을 만들지 못한 것 때문에 두고두고 한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