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배낭여행자들에게 인기있던 방비엥은 지난해 ‘꽃보다 청춘’ 방영 이후로 한국사람들에게도 인기있는 관광지가 되었다. 거리에 나가보니 ‘꽃보다청춘’이 다녀간 곳이라는 글이 여기저기 보였다. 한국 관광객은 물론, 한국어로 쓰여진 간판과 메뉴판 그리고 한국여행사 등 여기가 강원도 어디 쯤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툭툭이를 타고 방비엥의 첫 번째 숙소인 ‘리버뷰 방갈로’로 가다 보니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 레스토랑들이 쏭강을 따라 길게 늘어서있었다. 굳이 리버뷰를 예약하지 않아도 어디서나 리버뷰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객실에 누우면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볼 수 있었다. 우리는 너무 기쁜 나머지 침대에 벌렁 드러누워 ‘야호!’를 외쳤다. 여기가 낙원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돌아다니는 관광지지만 여유롭고 한적했다. 소박한 미소를 가진 라오스 사람들과 시원하게 흐르는 쏭강, 그 강 뒤의 석회암 산들을 바라보며 마음 편히 쉴 수 있었다. 새벽녘에는 물안개가 잔뜩 핀 강가를 바라보며 라오 커피를 마셨다. 커피의 진한 맛과 단맛이 동시에 느껴지는 라오 커피를 마시자 마치 내가 신선계 풍경 속에 들어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현실적인 느낌에서 헤어나올 수 있었다.
아침 9시는 방비엥의 러시아워였다. 액티비티를 예약하면 툭툭이가 숙소까지 손님을 태우러 온다. 대부분 여행객들이 액티비티를 즐기러 가기 때문에, 거리에는 머리 위에 카약이나 튜브를 가득 싣고 님을 태우러 다니는 툭툭이들이 장사진을 이루었다. 툭툭이마다 손님을 가득 싣고 떠났다. 필자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방비엥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블루라군은 소리치고 뛰어들고 싶은, 방송에서 본 그대로였다. 비트있는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은 연신 나무 위에 올라 다이빙을 했다. 잘 하는 사람보다 못하는 사람에게 관심이 쏠렸다. 나무 아래선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소리를 지르며 다이빙 하는 사람들을 응원했다. 무서워서 망설이던 사람들도 구경꾼들의 응원을 받아 푸른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놀이동산 가면 바이킹도 못타지만 충동적으로 나무 위에 올랐다. 막상 올라 가니 발이 바들바들 떨리고 물이 까마득히 아래도 보였다. 뒤를 돌아보니 중국인 여행객이 웃으며 괜찮다는 수신호를 보내왔다.
‘에이 모르겠다’
몸을 날려 뛰어내렸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말을 안들었다. 움찔 하며 주저앉았다. 웃음과 박수소리가 들렸다. 다시 한번 호흡을 가다듬고 코를 쥐었다. 그리고 한 발을 허공에 내딛었다. 이번엔 성공이었다.
블루라군에선 70세 할아버지도 다이빙을 하고 10살 꼬마도 문턱이 닳도록 나무 위를 오르내린다. 파란 하늘 아래 어린 아이도 어른들도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싱그러운 청춘이 됐다.
“여기 하루 더 있으면 안돼요?”
블루라군에서 형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바로가 방송에서 한 말이다. 필자가 딱 그 심정이었다. 아름다운 강변 레스토랑이 눈길을 끈 호텔로 가서 1박을 더 예약했다. 해질 무렵 강가에 앉아 영화에서처럼 멋진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