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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념회] 왕희지는 왜 난정에서 연회를 열었을까? 천하제일행서 <난정서>를 해부하다!

기사입력 2016-08-10 13:24

지난 7월 7일 서울 종로 마이크 임팩트 12층 C호실에서 하태형 수원대학교 금융공학과학대학원 교수는 저서 <난정연회> 출판기념회를 열고 ‘난정으로 떠나는 중국 귀족문화여행’이라는 주제로 열띤 강연을 펼쳤다.

▲하태형 수원대학교 금융공학과학대학원 교수의 <난정연회>.
▲하태형 수원대학교 금융공학과학대학원 교수의 <난정연회>.

난정연회(蘭亭宴會)란 중국 동진시대의 명필 왕희지(王羲之)가 난정(蘭亭)이라는 곳에서 주최한 연회를 말한다. 이 연회에서 동양 최고의 행서(천하제일행서)라고 불리는 서예작품 <난정서(蘭亭序)>가 탄생했다. 난정연회에 참석한 당대의 명사들이 각각 시를 짓고, 그 시를 모아 책으로 엮은 것이 <난정집>이다. 그리고 그 책의 서문인 <난정집>를 동양 최고의 명필인 왕희지가 썼다. 이런 유래 때문에 <난정집>은서예가라면 누구나 한 번씩은 임서(臨書)해보는 작품이다.

이렇게 중요한 <난정집>인데도 서예가 사이에서 집중적으로 연구된 일이 많지 않았다. 서체의 아름다움과 서예사적 위치, 왕희지의 명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연회가 열리게 된 배경과 당시의 상황, 여기서 지어진 시들의 철학적 배경까지 이해해야만 <난정집>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이 책은 출발했다.

▲출판기념회 현장. 맨 왼쪽이 하태형 수원대학교 금융공학과학대학원 교수.
▲출판기념회 현장. 맨 왼쪽이 하태형 수원대학교 금융공학과학대학원 교수.

저자 하태형 교수는 수원대학교 금융공학과학대학원장, 현대경제연구원장을 지낸 경제학자다. 한문 전공이 아닌 하 교수가 난정연회와 <난정집>를 파고들게 된 것은 한국 서예의 대가 가운데 한 사람인 하석 박원규 선생과의 만남 덕이었다. 서예 자체보다도 한문에 마음을 더 빼앗긴 그는 이내 서예사 최고의 작품인 <난정집>에 천착하기 시작했다. 10년 동안 진행해 오던 탐구의 여정은 몸담고 있던 현대경제연구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중국 샤오싱(紹興)에 있는 난정에 직접 다녀오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난정연회 현장을 직접 찾아보고, 왕희지의 흔적이 남아 있는 샤오싱을 누볐다.

전공자가 아님에도 치밀한 연구와 끊임없는 집념으로 난정연회의 전모를 밝혀낸 성과가 놀랍다. 난정연회 하나만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이토록 다각적으로 살핀 책은 동아시아에서 처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에서는 <난정시말기> <왕희지전> 등 인물 관련 문헌과 풍승소(馮承素)의 <신룡본(神龍本)>, 구양순(歐陽詢)의 <정무난정서(定武蘭亭序)> 등 난정서의 여러 판본을 두루 비교해 살펴본다.

난정서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난정서의 내용, 난정서를 둘러싼 이야기, 난정시 읽기, 난정서의 판본 문제 등 난정연회가 열린 시대적·철학적 배경을 바탕에 두어야만 난정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소상히 분석했다. 한길사 발행. 328쪽.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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