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통영 욕지도 '할매 바리스타'"
"욕지도에 오시면 육지에서는 맛볼 수 없는 기가 막힌 커피가 있어요."
경남 통영시 욕지도에 사는 60대 전후 여성 12명이 바리스타로 활동하는 커피숍 '욕지도 할매 바리스타'가 최근 문을 열었다.
자판기 커피가 세상 커피의 전부인 줄 알았던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동안 경상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커피 바리스타반'을 수료했다.
마을기업을 만들어 수익도 창출하고 바리스타가 돼 제2의 인생을 살려는 꿈을 펼치기 위해서였다.
마을기업은 안전행정부가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주민 소득과 일자리를 마련하고자 2010년부터 시행하는 사업이다.
평균 경쟁률 4대 1의 높은 벽을 넘어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려면 우선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계획을 세워야 했다.
평생을 어부의 아내와 주부로 살았지만 꿈을 이루겠다는 열정으로 똘똘 뭉쳐 '자부마을 섬마을쉼터 생활협동조합(이사장 고복재)'을 만들었다.
커피지도사 1명과 푸른통영21 추진협의회 사무국장을 포함, 조합원은 모두 14명이다.
욕지도 할매 바리스타에서 활동하는 바리스타 12명은 3명씩 돌아가며 근무한다.
나이는 40대 초반에서부터 79세까지 다양한데 평균 연령이 65세다.
이들이 커피를 목표로 삼은 것은 욕지도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아메리카노와 카푸치노 같은 마실 거리를 찾는데 욕지도에는 다방 외에 뭍에서와 같은 커피숍이 없기 때문이다.
할매 바리스타들은 배편으로 6∼7가지의 신선한 커피콩을 가져와 이를 직접 볶고 갈아 다양한 수제 커피를 만든다.
커피콩 세 가지를 섞어 '명월 커피'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었고 욕지도 특산물인 고구마로 만든 케이크와 죽도 판매한다.
고복재(66ㆍ여) 이사장은 "육지에서는 맛볼 수 없는 기가 막히는 커피를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 커피 종류와 메뉴를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커피콩을 프라이팬에 볶거나 잠시 빌린 커피머신으로 커피를 만들고 있다.
할매 바리스타들은 이 때문에 마을기업에 최종 선정되는 게 올해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
이들이 만든 자부마을 섬마을쉼터 생활협동조합은 최근 통영시의 마을기업 심사를 통과했고 오는 4월 8일 경남도의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어 안전행정부 최종 심사에서 마을기업 지정이 확정되면 올해 사업비 5천만원을 지원받고 추진 성과에 따라 내년에 최고 3천만원을 추가로 지원받는다.
커피숍 운영으로 발생하는 수익금은 주민들과 마을을 위한 일에 사용한다.
커피숍은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