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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현금 없는 사회, ‘디지털 소외’ 고령층 불편 집중”

기사입력 2024-11-07 08:43

한국은행, 디지털 이해도 낮은 소비자 분석

(이투데이 DB)
(이투데이 DB)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금융·경제 디지털화 가속으로 현금을 받지 않는 서비스가 확산된 가운데, 현금 의존도가 높고 디지털 이해도가 낮은 고령층의 불편이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태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 부연구위원과 박재빈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달 31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디지털 이해도와 현금 수요간의 관계’ 보고서를 발표했다. 디지털 이해도가 낮은 소비자들이 디지털화로 변화된 지급결제 환경에 잘 적응하는지 알아본 보고서다.

연구자들은 디지털 방식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대한 설문 문항을 이용해 소비자를 디지털 이해도가 높은 그룹과 낮은 그룹으로 분류한 뒤, 2021년 실시된 한은의 '지급수단 및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 행태 조사'의 마이크로데이터, 지역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자료, 지역별 금융기관 점포 및 ATM 분포자료를 결합해 회귀 분석을 시행했다.

분석 결과, 디지털 이해도가 낮은 소비자는 코로나19와 같이 비대면 결제 방식이 외생적으로 강제되는 상황에서도 현금을 계속 이용하려는 성향이 매우 강했으며, 모바일 금융 서비스로 이행하는 정도도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기간 중 디지털 이해도가 낮은 소비자가 휴대 현금을 줄일 확률은 평균 16%에 불과했다. 디지털 이해도가 높은 소비자는 26%였다. 또한 디지털 이해도가 낮은 소비자가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을 늘릴 확률은 32%로, 디지털 이해도가 높은 소비자(46%)에 비해 14%p 낮았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높았던 지역에서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지역의 경우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을 늘릴 확률은 디지털 이해도가 낮은 소비자가 37%로 이해도가 높은 소비자(51%)보다 낮았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현금 결제를 받지 않는 상점·서비스의 등장으로 디지털 이해도가 낮은 소비자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여타 연령층과 비교해 현금 의존도가 높고 디지털 이해도가 낮은 고령층 소비자의 금융 이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경태 부연구의원은 “현금을 받지 않는 상점이 늘면서 디지털 이해도에 따른 결제 활용도가 차이가 크다”면서 “단기적으로는 현금 결제 수용성을 높이는 정책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지급결제수단 도입 시 디지털 소외계층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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