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

[퍼스트 클래스 스토리] 벤틀리, 장인정신 100년…여왕도 반한 ‘브리티시 모터링’ 정수

기사입력 2014-01-10 09:24

수작업•주문제작 고수… 영국 의전차량으로 선택

눈에 보이는 것만을 추구하지 않고 자동차의 본질과 고유의 품격을 지켜온 영원한 명차 벤틀리모터스. 벤틀리는 100여년이라는 역사 속에서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고유의 철학을 계승해 오며, 오늘 날까지 세계 최고의 명차로 인정받고 있다.

파워풀한 주행성능과 고유의 품격이 이상적인 조화를 이뤄낸 자동차 이상의 자동차, 벤틀리는 단순히 호사스러움만을 추구한 럭셔리카는 아니다. 궁극의 주행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동시에 안락함을 보장하고, 어떤 브랜드와도 비교할 수 없는 고유한 품격마저 지녔다.

◇벤틀리의 탄생 ‘스피드광 벤틀리 형제’= 벤틀리의 역사는 스피드광인 월터 벤틀리와 동생인 호레이스 벤틀리가 1912년 자동차 회사를 설립하면서 시작된다.

처음에는 기술력이 부족해 자체 제작 차량을 판매하지 못하고, 프랑스의 DFS 모델을 수입해 판매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월터는 DFP 엔진을 직접 튜닝해 자동차 경주에 참여했고, 좋은 성적을 거두자 본격적인 자동차 생산에 착수했다. 이후 1919년 벤틀리의 첫 모델이 탄생했다. 벤틀리 최초의 자동차 ‘3리터(3-liter)’는 진보된 기술과 내구성으로 인해 출시되자 마자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인기를 끌었다.

‘3리터’는 섀시에 직렬 4기통 엔진을 장착하고, 그 위에 고든 크로스비(Gordon Crosby)가 디자인한 보디를 얹은 모델이었다. 고든 크로스비는 재규어의 ‘leaping cat(뛰는 고양이)’ 모양 라디에이터 장식물을 만든 인물로 당시 벤틀리의 엠블럼 ‘날개 달린 B’ 배지를 그린 주인공이기도 하다.

◇고성능 ‘럭셔리 카’로 입지를 굳히다= 월터는 성능 시험 및 홍보 효과를 위해 자동차 경주에 ‘3리터’를 출전시켰다. ‘3리터’는 크고 웅장한 디자인이여서 당시 경주대회를 지배하고 있던 경량의 부가티와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1921년 시즌부터 여러 경주에서 우승하는 성과를 거뒀다. 성공의 비결은 바로 엔진. 4기통 엔진은 당시로서 굉장히 진보된 기술이었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보편화됐다. 벤틀리는 다음 해인 1922년부터 일반인 판매가 시작되면서 스포츠카 드라이버들로부터 각광을 받았다.

‘3리터’는 1924년과 1927년에 르망 24시간 경주에서 우승했고, 이후 벤틀리는 1929년과 1930년에 르망 24시간 경주에서 우승한 ‘6.5리터’와 1928년에 우승한 ‘4.5리터’를 발표했다. 1929년에는 ‘6.5리터’ 스포츠 버전인 ‘스피드 식스(Speed Six)’가 우승을 차지하며 4년 연속 르망 24시 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와 함께 당대 최고의 오토메이커로서 기술력을 인정받게 된다.

◇시련왔지만… 컨티넨탈 시리즈로 부활= 벤틀리의 역사 속에서 항상 즐거움과 영광 만이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연이어 찾아온 경제공황 속에서 벤틀리는 1931년 롤스로이스와 한 식구가 됐다. 벤틀리는 기존 스포츠카의 명성을 이어 받아 인수합병 후에도 롤스로이스와는 별도의 라인업을 유지했다. 바로 1952년에 등장한 ‘R타입 콘티넨탈’이다. 헤드라이트부터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까지 하나로 연결된 디자인의 이 차량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4인승 모델로 각광 받았다.

1998년부터 벤틀리는 롤스로이스와 관계를 청산하고 폭스바겐그룹과 손을 잡으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특히 2006년 ‘컨티넨탈 플라잉스퍼’와 ‘컨티넨탈 GT’의 역할이 컸다. 이후 ‘컨티넨탈 GTC’, ‘GT Speed’, ‘GTC Speed’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컨티넨탈 라인의 성공을 이어갔다. 벤틀리의 4도어 모델 중 가장 강력한 모델인 신형 ‘플라잉스퍼’는 지난해 9월부터 국내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동차를 위해= 벤틀리만의 철학과 정신은 ‘남들이 멈추는 곳에서 우리는 시작합니다(We Start Where Others Stop)’라는 표현으로 대변되는 생산방식에서 잘 드러난다. 모든 자동차 브랜드들이 자동화를 통한 대량생산을 미덕으로 확신하는 시대, 벤틀리는 고유의 수작업 방식을 고수했다.

영국 크루(Crewe) 공장에서 근무하는 벤틀리의 장인들에게 한 대의 차를 완성해 내는 것은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작업과 같다. 실제 벤틀리의 플래그십 모델인 뮬산을 제작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총 300시간 정도. 이 중 인테리어 작업에만 170시간이 필요하다. 즉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한다고 가정할 때 한 대의 벤틀리가 탄생하기 위해서 7주가 넘는 시간이 걸리고, 인테리어를 완성하는데만 4주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다. ‘코치빌더(Coach Builder, 귀족용 고급 마차를 주문 생산하던 장인)’의 전통을 철저히 계승하고 있는 장인들이 벤틀리의 품격을 만들어 낸 것이다.

벤틀리가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고객이 원하는 모든 옵션을 제공해 이 세상에서 단 한대뿐인 나만의 차를 만든다는 것. 비스포크(Bespoke) 방식인 벤틀리의 뮬리너 옵션을 이용하면 고객이 원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동차가 탄생한다.

벤틀리는 고객의 어떠한 요구도 충실히 구현해 낸다. 영국 여왕의 공식의전 차량인 ‘벤틀리 에스테이트 리무진’은 여왕이 평소 모자를 즐겨 쓴다는 것을 감안해 차체를 높게 제작, 모자를 착용하고도 숙이지 않고 차에 탑승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벤틀리는 창업 당시 월터가 내건 슬로건인 ‘좋은차, 빠른차, 최고의 차(Good car, Fast car, Best car)’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벤틀리의 모든 엔진에는 엔진 넘버와 제작에 참여한 엔지니어의 서명이 새겨져 있다. 여느 수퍼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뜨거운 심장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담겨 있음을 말해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더 궁금해요0

관련기사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 / 300

브라보 인기기사

  • [브라보가 만난 욜드족] “삶이 곧 힙합” 춤주머니 아저씨
  • [브라보가 만난 욜드족] “땀으로 지병 없애고, 복근 남겼죠”
  • 패션부터 여행까지… 소비시장 주도하는 욜드족
  • [브라보가 만난 욜드족] “커피 내리는 현장 남고자 승진도 마다했죠”

브라보 추천기사

브라보 테마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