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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 차례, 간소화 어떤가요?

기사입력 2021-09-16 16:44

▲의례보다 중요한 것은 조상에게 감사하는 마음과 가족 간의 화목이다.
▲의례보다 중요한 것은 조상에게 감사하는 마음과 가족 간의 화목이다.

다가오는 추석에 설레기도 하지만 명절 증후군을 걱정하는 이들도 많다. 명절증후군은 명절 때문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때 생기는 증상이다. 핵가족화한 현대 가정의 구성원들이 명절 때만 갑자기 전통적인 공동가족으로 합쳐지면서 심한 스트레스를 겪는다. 이를 잘 극복하지 못하면 몸과 마음에 병이 난다.

명절증후군은 긴 귀향 과정, 가사노동처럼 신체적인 피로에 성차별적 대우, 시댁과 친정의 차별 등으로 인한 정신적 피로가 겹쳐지면서 발생한다. 신체적으로는 두통과 어지러움, 소화불량, 위장장애, 대상포진까지 앓기도 한다. 피로와 우울, 호흡곤란 같은 정신적 증상도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명절증후군에 대해 전 세계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질병이라며 명절이 화합의 장이 되기 위해선 가족구성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명절 스트레스의 주원인은 차례다. 차례는 조상을 기리고 조상의 음덕에 감사하는 전통이라는 통념이 지금까지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에 맞서 차례상을 차리는 게 경제적‧시간적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친족이 모이기 어렵게 되면서, 차례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뉴스포스트 설문조사 결과 명절 차례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여성의 응답 비율은 91.4%에 달했다. 이는 주로 차례를 준비하는 여성들만의 의견이 아니다. 설문에 응답한 성인남녀 중 67.7%가 차례 준비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차례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답한 이유로는 ‘시대상의 변화’가 56.3%로 1위를 차지했다. 19.7%를 차지한 ‘금전적 부담’, 17%를 차지한 ‘시간적 부담’이 그 뒤를 이었다.

기타 응답으로 “차례는 돌아가신 분을 기억하고 가족이 함께 모여 친목을 도모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준비 과정에서 여성이 할 일이 많은 게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 이런 이유로 형식적인 차례상을 조금은 더 단출하게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기타 의견으로 ”차례와 제사는 특정 인물의 집중적인 봉사로 간소화가 필요하다“면서 ”어머님이나 며느리들도 쉬는 명절이 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제례 문화를 연구해온 김미영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은 ”추석 차례상에 밥과 국을 송편으로 대신해도 되고, 조기나 탕, 포 등 번거로운 음식을 생략하더라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으며, 과일도 제철에 나는 몇 가지만 준비하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시대가 변해 핵가족과 1인 가정이 늘었다. 명절은 떨어진 가족들이 모이는 소중한 시간이다. 애초에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휴식을 즐기고, 가족 구성원들끼리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이 조상 대대로 내려온 명절의 취지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의례에 얽매여서 가족끼리 다투기보다는 조상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가족이 함께 차례를 준비하고, 화목을 도모하는 것이 좋은 명절의 모습이다. 이번 추석부터 차례를 준비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대신 가족들끼리 서로 대화를 따뜻하게 더 나누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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