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INTERVIEW]
연극 ‘여자만세2’는 고지식한 시어머니와 순종적인 며느리가 사는 집에, 70대 여인 ‘이여자’가 하숙생으로 들어가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이다. 전작 ‘여자만세1’보다 등장인물의 폭을 넓히며 더욱 풍성해졌다. 드라마 속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던 배우 윤유선이 합류해 공주병에 걸린 시어머니 ‘홍마님’을 모시고 사는 며느리 ‘최서희’를 맡았다. 지고지순하면서도 야무진 최서희를 통해 중년 여성으로서의 삶과 희생을 연기한 배우 윤유선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이번 작품과 역할의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나요?
A. 최근 들어 가족극을 접하기 어려워진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이 시대를 사는 가족의 일원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라는 점이 반가웠고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어찌 보면 서희는 요즘 시대 며느리치고는 좀 답답하게 느껴지는 인물일지도 모르겠어요. 세상의 엄마들은 참고 살아야 할 일이 많지만, 서희도 그랬고 제 경험상으로도 그런 삶이 꼭 불행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그런 면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가족을 향한 인내와 희생이야말로 가치 있고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Q. 작품 속 대사 중 가장 공감한 내용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내가 나를 사랑해야 행복할 수 있다”는 대사가 기억에 남아요. 결국 서희도 점점 자신을 사랑하며 행복을 찾게 되거든요. 저 역시 나를 사랑함으로써 행복을 느끼고, 그 행복을 가족과 나눌 때 더 큰 행복을 얻는 것 같아요. 서희가 자주 하는 대사 중에 “그러게요”라는 말이 와 닿았어요. 가족끼리도 생각이 다를 때 너무 솔직하게 말했다가 상처를 주고받곤 하잖아요. 서희의 “그러게요”라는 한마디가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처럼 느껴졌어요.
Q. 여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중년 여성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다뤘다는 점이 남다르게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함께한 선후배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A. 다들 자신의 이야기, 내 엄마의 이야기라 떠올리며 작품에 임한 것 같아요. 여자들 이야기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연출가는 남자분이에요.(웃음) 이런저런 장면을 그리는 과정에서 여배우들의 경험과 생각을 잘 참고해주신 덕분에 공감대를 끌어올릴 수 있었죠. 제 경우엔 양희경 언니를 비롯한 선배들이 버팀목이 되어주셔서 든든하고 편했어요. 또 다들 음식 솜씨가 좋아요. 현장에 밤이며 고구마며 간식들을 챙겨와 늘 배부르고 즐거워요.
Q. 어떤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인가요?
A. 시어머니와 며느리, 엄마와 딸, 시누이와 올케 등 어떤 관계이든 여성분들이 함께 보시면 충분히 공감하시리라 생각해요. 또 남자분들도 오셔서 그동안 몰랐던 어머니, 아내, 딸의 심정을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해도 좋겠고요. 무엇보다 새해가 밝았으니, 가족끼리 공연장 찾아 즐겁게 한 해를 맞이하셨으면 해요. 내 행복이 곧 우리 가족의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연극 '여자만세2'
일정 2월 2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연출 장경섭 출연 양희경, 성병숙, 윤유선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