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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가게] 인천·경기편② 56년 전통 ‘지동관’

기사입력 2019-07-17 10:29

지하철로 떠나는 오래된 맛집


56년 전통 ‘지동관’

화교 요리사가 3대째 이어온 의정부 대표 중식당 ‘지동관’. 가게 이름인 지동(志東)은 본래 중국 산둥(山東) 출신이었던 1대 주인장 김성정 씨가 언젠가 고향의 가족을 만나겠다는 의지를 담아 지은 것이다.

▲56년 전통 지동관 외관(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56년 전통 지동관 외관(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특히 김성정 씨는 6·25전쟁 당시 참전용사로 활약하며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국포장을 받기도 했다. 이후 사람들은 그를 ‘김 상사’라 불렀고, 한국을 위해 참전해줘서 고맙다며 그 보답으로 지동관을 자주 찾았다. 2대 주인장이었던 김육안(60) 씨는 “의정부 시민들 덕분에 지동관이 잘 정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동관 2대 주인장 김육안 씨(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지동관 2대 주인장 김육안 씨(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당시 아버지에게 고맙다며 찾아오셨던 분들이 요즘도 방문하십니다. 그러다 보니까 중장년 단골이 많은 편이죠. 같은 자리에서 장사하면서 조금씩 리모델링도 하고 변화를 줬는데, 몇 년 전에는 손님들의 편의를 생각해 가게 내 엘리베이터를 설치했어요. 식당이 2층 구조인데 거동이 불편한 분들은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동안 발걸음해주신 어르신들이 불편 없이 다니시게끔 배려한 거죠.”

▲지동관 내부 전경(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지동관 내부 전경(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김육안 씨가 가게 일에서 아예 손을 뗀 건 아니지만, 장차 온전히 가업을 물려주기 위해 상당 부분을 두 아들에게 맡기고 있다. 첫째 김지성(30) 씨는 홀에서 고객 및 직원 관리와 경영을, 둘째 김지량(28) 씨는 주방에서 요리와 메뉴 개발 등을 담당한다. 형제가 꼬마였을 때부터 찾아온 손님들은 대를 잇는 이들의 모습에 흐뭇하기만 하다. 김지성 씨는 “우리도 3대째이지만, 손님들도 3대에 걸쳐 오신다”며 오랜 단골들을 위해 가게의 명맥을 계속 이어나가리라 포부를 다졌다.

▲현재 지동관을 운영하고 있는 삼부자의 모습(왼쪽). 과거 김지성 씨의 돌잔치 날 가족사진(오른쪽).(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현재 지동관을 운영하고 있는 삼부자의 모습(왼쪽). 과거 김지성 씨의 돌잔치 날 가족사진(오른쪽).(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꼭 가업을 이어야 한다고 다짐했던 건 아닌데, 생각해보니 이대로 지동관 역사가 사라지는 건 너무 아깝더라고요. 동생이나 저나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도왔기 때문에 일은 낯설지 않지만, 책임감이 더해지니 어깨가 무거워요. 최근에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백년가게’로 선정했는데, 그 타이틀에 걸맞게 100년을 채우면 참 멋지지 않을까요?”

▲지동관 인기 메뉴들(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지동관 인기 메뉴들(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지동관은 자장면, 짬뽕, 탕수육 등 일반 중식 메뉴들도 훌륭하지만, 다양한 수제 딤섬과 요리를 맛보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마라관자·소고기, 꿔바로우 등 최근 젊은 층이 선호하는 메뉴들도 꾸준히 연구해 선보이고 있다.

▲가게는 오랜 역사를 간직했지만, 메뉴는 최근 손님들의 입맛을 고려해 꾸준히 연구하며 전통과 트렌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수제 딤섬 역시 그 노력의 일환이다.(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가게는 오랜 역사를 간직했지만, 메뉴는 최근 손님들의 입맛을 고려해 꾸준히 연구하며 전통과 트렌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수제 딤섬 역시 그 노력의 일환이다.(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저희 차림표에 적힌 메뉴만 50가지가 넘는데 손님들이 주문하는 건 한정적이에요. 장수 메뉴들의 경우 기본적인 맛을 고수하되, 트렌드를 반영한 요리들도 내놓으려고 해요. 그렇게 3대가 함께 와도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기분 좋은 변화를 이끌어갈 계획입니다.”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 5번 출구 도보 5분 거리

주소 경기도 의정부시 호국로1298번길 78

영업시간 매일 11:00~21:30

브레이크타임 15:00~17:00

대표메뉴 삼선자장면, 탕수육, 수제 딤섬 등


※본 기획 취재는 (사)한국잡지협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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