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동 언덕길을 지나 낙산공원 오르는 길을
걸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군데군데 담벼락에 그려진,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개성 있는 그림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큰 날개가 그려진 벽화들
예술가들이 봉제일 등으로 힘들고 무거운 어깨를 펴고
한 번쯤 비상하라는 의미를 그림에 담지 않았나 싶기도 했습니다.
이런 예쁜 마음, 관심의 산물들이 멋지게 늘어서 있고
발 빠르게 터 잡고 앉아 뽐내는 예쁜 카페들이 들어선 그곳
창신동 봉제거리~
더러는 청계천에서 미싱을 돌리던 공장들이 쫓기듯 밀려들어와
수많은 일터를 일궈낸 곳~
값싼 노동에 시달리며
땀과 눈물로 얼룩진 1960~70년대를 고스란히 관통하며 버텨온 참 노동의 현장~
치열한 삶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곳~
고마움과 미안함이 한꺼번에 밀려왔습니다.
그곳에서
소잉마스터(sewing master)들~
봉제 기술자들을 위한
음악회가 있었습니다.
1970년 청계천에서 일하던 전태일 열사!
많은 노동자가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음을 세상에 알리고자
자신의 몸을 던져 산화한 곳
그렇게 현장의 목소리가 세상 밖으로 나와
그분들의 힘든 생활을 많이들 알게 되었지요.
어리고 약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준
용기 있는 사람들의 희생~
그리고 외침이 끊임없이 있었지만
아직까지도 많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는
참으로 씁쓸했습니다.
그래도 오늘
그분들의 노고에 감사해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마련된
음악회가 있었으니
잠시라도~
조금이라도~
행복해지셨겠지요?
서울이 훤히 내려다보이는낙산공원에서
미싱 돌아가는 소리대신
모처럼 클래식 선율이 울려퍼졌습니다.
제 노래 세 곡도 바람을 타고
그분들 가슴으로 들어간 듯합니다.
누군가 끝없이 투쟁하며 바꾸려…아니 바로잡으려 해도
대부분은 무관심 속에서 잊히곤 합니다.
열심히 일한 사람들과 함께한 소중한 날~
전태열 열사의 숭고한 희생도 다시금 새겨보고
봉제 기술자들의 노고도 느껴볼 수 있었던
참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