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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라 문화유산 답사기③ 나주 석당간(石幢竿)

기사입력 2018-07-19 08:58

떠나는 배 모양(行舟型)의 나주를 붙잡으려는 돛대

국내 각지 사찰을 찾아 가보면 절집 밖 멀리, 또는 가까이 일주문 근처, 그러니까 절집으로 들어서기 전쯤에 이제 이곳부터 사찰 영역이다 싶은 곳에서 당간지주(幢竿支柱)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저 2개의 석재 돌기둥이 서 있을 뿐이라 지나치기에 십상이다.

막상 당간지주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설명하는 게 쉽지 않다. 아마도 온전하게 '당(幢)을 붙들어 맨 간(杆)을 세운 지주(支柱)'의 완성체를 본 적이 없고, 늘 지주 2개만 보아서가 아닐까?

▲우리가 흔히 만나는 당간지주, 대개 돌기둥 2개가 서 있는 모습인데 깃발인 당(幢)과 장대 역할 당간(幢竿)은 없어지고 돌기둥만 남아 있는 것이다. 사진은 보물 제103호 충남 서산 보원사터 당간지주.(김신묵 동년기자)
▲우리가 흔히 만나는 당간지주, 대개 돌기둥 2개가 서 있는 모습인데 깃발인 당(幢)과 장대 역할 당간(幢竿)은 없어지고 돌기둥만 남아 있는 것이다. 사진은 보물 제103호 충남 서산 보원사터 당간지주.(김신묵 동년기자)

‘당간지주’는 '불화를 그린 깃발 당(幢)을 붙들어 맨' '간(杆)'을 세우기 위한 '지주(支柱)'이다.

즉 ‘불·보살의 위신과 공덕을 표시하고 벽사적인 목적으로 만든 당이라는 깃발'을 사찰을 찾는 사람들에게 잘 보이도록 들머리 어딘가에 높이 매달아야겠는데, 그러려니 높다란 장대 같은 깃대가 필요한바 이 깃대가 곧 ‘간’이다.

이 장대처럼 긴 간을 높이 세워 단단하게 고정할 것이 필요한데 바로 그 받침대이자 지지대 역할을 하는 것이 ‘당간지주’이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당이나 간은 사라지고 지주만 남아 있으니 우리가 흔히 만나는 돌기둥 2개가 그것이다.

결국 당간지주는 깃대 역할을 하는 당간을 세우기 위한 구조물인데 쇠[鐵]로 된 철당간(鐵幢竿), 돌[石]로 된 석당간(石幢竿), 나무[木]로 된 목당간(木幢竿) 등이 있다. 대부분 나무로 만들었으나 드물게 쇠나 돌로 만든 당간이 남아 있는데, 나주에 돌로 만든 보물 석당간이 있다.

▲나주시 동점 문밖 석당간 (보물 제49호), 대부분 나무로 된 당간(幢竿)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 남아 있지 않은데 이것은 돌로 된 석당간(石幢竿)이라 당간지주와 당간이 함께 남아있는 흔치 않은 유적이다. 게다가 11m 높이의 당간 위에는 지붕 역할을 하는 보개(寶蓋)와 그 위로 보주(寶珠)까지 온전히 남아있어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김신묵 동년기자)
▲나주시 동점 문밖 석당간 (보물 제49호), 대부분 나무로 된 당간(幢竿)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 남아 있지 않은데 이것은 돌로 된 석당간(石幢竿)이라 당간지주와 당간이 함께 남아있는 흔치 않은 유적이다. 게다가 11m 높이의 당간 위에는 지붕 역할을 하는 보개(寶蓋)와 그 위로 보주(寶珠)까지 온전히 남아있어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김신묵 동년기자)

▲석당간을 지탱하는 높이 2m의 지주는 투박하지만 매우 튼튼해 보이는데 2개의 당간지주 사이에 석당간을 세웠으며 석당간 아래는 받침돌이 있고 당간지주와 석당간 사이는 둥근 철테를 끼워 고정시켰다. 지표면보다 깊이 내려간 것이나 방향이 틀어져 보이는 것은 세월이 흐르면서 이곳 지형이 변화된 탓으로 보인다. (김신묵 동년기자)
▲석당간을 지탱하는 높이 2m의 지주는 투박하지만 매우 튼튼해 보이는데 2개의 당간지주 사이에 석당간을 세웠으며 석당간 아래는 받침돌이 있고 당간지주와 석당간 사이는 둥근 철테를 끼워 고정시켰다. 지표면보다 깊이 내려간 것이나 방향이 틀어져 보이는 것은 세월이 흐르면서 이곳 지형이 변화된 탓으로 보인다. (김신묵 동년기자)

▲석당간은 모두 5마디로 이어졌는데 돌과 돌을 연결하는 부분은 서로 절반씩 깎아내어 맞물리고 구멍 2개를 뚫어 쇠를 연결 후 다시 둥근 철테로 단단히 묶었다. 표면은 둥글어 보이지만 팔각이며 위로는 역시 팔각의 지붕돌(보개)과 둥근 보주가 얹혀 있다. (김신묵 동년기자)
▲석당간은 모두 5마디로 이어졌는데 돌과 돌을 연결하는 부분은 서로 절반씩 깎아내어 맞물리고 구멍 2개를 뚫어 쇠를 연결 후 다시 둥근 철테로 단단히 묶었다. 표면은 둥글어 보이지만 팔각이며 위로는 역시 팔각의 지붕돌(보개)과 둥근 보주가 얹혀 있다. (김신묵 동년기자)

원래 당간지주는 사찰 입구에 세우는 것인데 이곳에는 절이 있었다는 기록은 없고 풍수지리상 나주가 떠나가는 배 모양(行舟型)이라 배를 붙들어 매고 나주를 안정시키기 위하여 거대한 돛대를 세운 의미라고 하니 또한 특이한 경우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나주목 고적조(羅州牧 古跡條)에 ‘동문 밖에는 석장(石墻)을, 안에는 목장(木墻)을 세웠다’라는 기록이 있으며 1872년의 나주목 지도에도 석장과 목장이 그려져 있다고 한다.

즉, 우리가 보는 석당간(석장)외에도 목당간(목장)도 있었다는 것인데 목장이 언제 없어졌는지는 알 수 없으며 현재는 돌당간(석장)만 남아 있다.

그런데 나주에서 내비게이션으로 동점문 석당간을 검색하면 웬일인지 남문 쪽으로 안내하여 제대로 찾지 못하고 헤매다가 물어물어 찾아가게 된다. 나주시 발행 관광지도 역시 위치 표기가 정확하지 않아 근처에서 맴돌며 고생하고 있으니 조속한 시정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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