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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기사입력 2018-01-29 15:43

‘버킷 리스트’, ‘인턴’에 이어 시니어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다. 우리나라 문화와는 다소 다르지만, 미국에서는 유명인사들은 죽기 전에 자신의 사망기사를 써 놓는다고 한다. 일종의 보도 자료이다. 이를 위해 사망기사 전문 작가도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마크 펠링튼 감독 작품으로 주연에 80세 노인 해리엇 역으로 셜리 맥클레인, 사망기사 전문 작가 앤 역으로 아만다 사이프리드, 흑인 소녀 브랜다 역으로 앤주얼 리 딕슨이 출연했다.

은퇴한 광고 회사 보스 해리엇은 자신의 사망 기사를 미리 확정해 놓기 위해 사망기사 전문작가 앤을 고용한다. 그러나 해리엇의 까칠한 성격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모두 해리엇에 대해 저주와 혹평을 한다. 좌절한 앤에게 해리엇은 사망기사에 담겨야할 자신의 철학을 얘기한다.

‘고인은 동료들의 칭찬을 받아야 하고, 가족의 사랑을 받아야 하며, 사회적 약자인 누군가에게 우연히 영향을 끼쳐야 하고, 자신만의 와일드카드가 있어야 한다’는 4가지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렇지 못하니 완벽한 사망기사를 위해 이제부터라도 같이 찾자는 것이다.

까칠한 성격에 막말을 해대서 자신의 회사에서 쫓겨났으니 동료들의 칭찬은 물 건너갔다. 같은 이유로 가족의 사랑도 포기한지 오래이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치려면 장애자나 소수 민족에게 베풀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적이 없다. 자신만의 와일드카드는 고인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를 말한다. 유명인사라면 몰라도 해리엇에게는 역시 이렇다 할 수식어가 없다.

해리엇은 느긋하게 변한다. 나이든 노인의 여유이다. 그리고 하나하나 4가지 요소를 충족시키기 위해 작전 실행에 돌입한다. 자신의 회사, 전 남편과 딸 등 가족에게도 연락하여 화해한다. 해리엇이 워낙 까칠했기 때문에 돌아 섰던 것이지 본심은 역시 가족이었던 것이다. 딸도 어른으로 성장해 보니 엄마를 그대로 닮더란다. 정신과 의사가 ‘강박성 인격 장애’ 판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문제 흑인 소녀 브랜다를 인턴이라며 데리고 다닌다. 그리고 앤과 브랜다에게 자신의 인생 노하우를 가르쳐 준다. “적극적으로 살 것, 마음을 터놓은 사람이 될 것,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 것, 물속에 뛰어들기를 두려워하지 말 것, 자신의 신념을 두려워하지 말 것” 등이다. 그래서 그것을 지키기 위해 완벽주의자가 되었고 드센 성격으로 인생을 살아온 것이다. 라디오 방송국에도 가서 젊은 디제이를 몰아내고 무보수 디제이를 맡아 음악과 함께 인생의 노하우를 느긋하게 멘트한다.

해리엇은 흥겨운 음악을 틀어 놓고 앤과 브랜다가 춤추는 모습을 소파에 앉아 보며 같이 즐기다가 잠깐 조는 듯 죽는다. 교회에서 가진 해리엇의 장례식은 해리엇이 남긴 막대한 재산을 시에 기증하고 음반은 방송국에 기증하는 등의 선행이 좋은 와일드카드 수식어로 장식된다. 앤은 슬픔의 눈물을 흘리며 원래 써두었던 사망 기사보다 더 인간적인 조사를 한다.

필자의 경우, 해리엇의 사망기사 4가지 요소를 적용해보니 해당 되는 것이 별로 없다. 동료, 가족, 사이는 다른 사람들처럼 별 문제 없을 뿐이다. 장애인댄스를 한 것이 약자에 대한 영향을 끼쳤다고는 할 수 있으나 내세울 만 한 것도 아니다. 죽음은 누구나 맞이하는 것이고 평범한 사람이었으니 조용히 잊혀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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