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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파시(telepathy)

기사입력 2018-01-20 12:02

텔레파시는 한 사람의 생각, 말, 행동 따위가 멀리 있는 다른 사람에게 전이되는 심령 현상을 말한다.

동네에 당구를 종종 같이 치는 선배가 한 분 있다. 스케줄이 없는 날, 당구나 칠까 하고 전화를 하면 마침 전화 걸려던 참인데 희한하게 먼저 전화가 왔다며 반가워하는 것이다. 텔레파시가 통한다고 했다.

아마 동네 가까이 살고 있어 아무 때나 연락해서 만나기 편하고 나이 차이는 있으나 비슷한 연배이니 스케줄이 비슷할 것이다. 스케줄이 비는 날이나 비는 시간대도 비슷할 것이다.

이 선배가 당구를 치자고 하는 이유는 필자가 아슬아슬하게 이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워낙 큰 실력 차이로 지고 나면 그런가 보다 하는데, 매번 박빙의 승부인데 재수 없어서 졌거나 운이 안 닿아 졌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기고 싶어 하는 것이다.

역시 한 동네 사는 후배도 막걸리 친구이자 당구 친구이다. 전화를 하면 막 전화 걸려던 참인데 전화가 왔다고 반가워한다. 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술이 부르는 신호가 있는 모양이다. 저녁 무렵을 ‘술시’라고도 한다. 같이 만나면 안주 고르는 식성 비슷하고 주종도 맞고 당구도 칠 수 있으니 만나면 좋은 것이다.

유유상종으로 자주 어울리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서로 맞는 것이 많으니 만나면 좋고 자주 어울리는 것이다.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는 ‘의식혁명’ 이라는 책에서 사람의 주파수를 0에서, 1,000까지로 세분했다고 한다. 200 이하는 화, 분노, 노여움, 두려움 등 부정적인 것을 나타내고, 200이 넘으면 자신감, 용기, 사랑 등 긍정적인 요소로 변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먹 좀 쓴다고 어울려 다니는 사람들이나 일확천금을 노리며 도박판에 빠져 드는 사람들은 주파수가 통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길을 가다가 부딪쳐서 싸움이 될 뻔한 일인데도 나이 들면 툭툭 털고 넘어간다. 일행도 같이 있어서 목격자 겸 증인도 되고 싸움이 벌어져도 둘이 합세하면 상대방을 제압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넘어간다. 둘의 주파수가 이미 200을 넘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끼리라면 당연히 텔레파시가 자주 통할 것이다. 그런데 나이 들고 보니 그럴 일도 없다. 대상자가 없으니 주파수가 안 통하는 모양이다.

주파수가 통하는 사람이 점점 없어진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물론 유유상종으로 어울리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나, 텔레파시 수준까지는 아니다. 주파수의 에너지가 점점 약해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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