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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

기사입력 2017-11-13 16:03

세상에는 수많은 문이 있다. 쪽문, 창문, 대문, 성문, 자동차문.....

이러한 문들은 살아가는데 있어서 아주 유용하다. 밖이 시끄러울 때는 창문을 닫으면 되고, 날씨가 더울 때는 베란다 문을 활짝 열면 시원한 바람이 방안에 들어온다. 또 도둑이 들어오지 않게 하기위해서는 대문을 굳게 걸어 잠그면 된다. 이러한 문들은 손잡이나 문고리가 있어서 쉽게 여닫을 수 있고 밖에서도 남이 열 수 있어서 편리하다.

19세기 영국의 윌리암 홀먼 헌트라는 화가가 그린 그림 중에 ‘등불을 든 예수’라는 그림이 있다. 한밤중에 정원에서 그리스도가 한 손에 등불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문을 두드리는 그림이다. 그러나 예수님이 두드리는 이문에는 다른 문과는 달리 문고리가 없다. 어떤 사람은 문을 잘못 그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이 그림은 ‘마음의 문’을 그린 유명한 그림이다.

사람의 마음에도 문이 있다. 그러나 ‘마음의 문’은 보통의 문들과 달라서 손잡이나 문고리가 없기 때문에 안에서 열어주지 않으면 열 수가 없다. 마음의 문은 사람마다 각양각색이다. 어떤 사람은 처음부터 아예 열어젖힌 사람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꼭 닫힌 상태로 아무리 노크를 해도 열리지 않는 사람도 있다. 즉 마음의 문은 마음먹고 열면 닫을 자가 없고 마음먹고 닫으면 열자가 없는 것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가지고 있는 특권 중에는 의사표현이나 전달 방법이 아주 다양하다는데 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경청이 중요하다는 것은 대부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잘 실천되지 않는 것이 경청이다. 어느 교수가 대학생들한테 ‘대화’하자고 하니까 모두 자리를 피해버렸다고 한다. 그 교수는 항상 일방통행이었기 때문에 대화가 아니라 ‘대놓고 화딱지 내기’로 유명한 교수였기 때문이었다.

경청에서는 귀담아 듣는 자세가 중요하다. 조물주께서는 자신의 말 보다는 타인의 말을 잘 들으라고 '입'은 한개로 만드셨고, '귀'는 두개로 만드셨지만, 타인의 말 보다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그래서 애들이 말을 배우는 데는 2년이면 되지만, 듣는 것은 공자가 이야기한 이순(耳順)은 60년이 걸린다고 하였다. 경청은 리더나 위 사람의 덕목중의 하나다. 경청은 지위가 높아질수록, 나이가 들수록 꼭 필요한 습관이요, 밑으로부터 존경과 믿음을 줄 수 있는 마음가짐이다.

결국 내 마음의 문을 내가 먼저 열어야만 상대방도 이를 확인하고 안심하고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마음의 문이 어느 정도 열려있느냐에 따라서 개인은 물론 가정과 직장, 사회 전체가 달라지고 세상은 많은 변화가 가능하다. 뒤엉클어진 사회적 갈등 문제나, 무한궤도처럼 서로를 마주만 보고 달리는 정치, 이분법(二分法)적 접근에 의한 사회의 많은 이슈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마음의 문을 자신은 굳게 닫아놓고 상대방에게 먼저 열라는 욕심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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