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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올 댓 재즈>

기사입력 2017-07-21 09:49

▲뮤지컬 <올 댓 재즈>(박혜경 동년기자)
▲뮤지컬 <올 댓 재즈>(박혜경 동년기자)
무대로부터 번져나오는 자욱한 연기가 객석까지 흐르고 있다.

그 모습이 어쩐지 몽환적인 느낌이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숨죽이고 무대를 바라보았다.

뮤지컬이 시작되기 직전 소극장은 불이 꺼지고 칠흑 같은 어둠에 싸였다.

얼마 뒤 갑자기 신나는 음악이 울리면서 조명이 한두 개씩 켜지더니 관객들도 모르는 사이에 객석 통로에 와 있던 출연자들이 춤을 시작한다.

무대가 아닌 객석 통로에서 홀로 조명을 받으며 한 명씩 춤을 춘다.

색다른 장면이어서 놀랐고, 바로 옆에서 춤을 추는 배우를 보니 필자도 뮤지컬의 한 장면에 동참한 듯한 느낌이어서 덩달아 신이 나고 즐거웠다.

여기저기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조명이 비추면 자기만의 멋진 춤을 추었다.

올 댓 재즈, 오늘 관람할 뮤지컬의 제목이다.

모처럼 일요일 오후 3시 공연을 보게 되었다.

햇살은 눈부셨고 대학로 거리엔 젊은 청춘들의 향연이 벌어진 듯 활기가 넘쳤다.

무엇이 그리도 즐거운지 남녀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참새처럼 재잘댔다. 그들이 예뻐 보였다. 필자도 저런 때가 있었지, 추억에 잠겨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대학로엔 소극장이 정말 많다. 다닥다닥 붙은 곳도 있고 한 집 건너 자리한 소극장엔 다양한 작품이 공연 중이다. 밝고 활기찬 인파에 섞여 공연장을 찾아가는 발걸음이 가벼웠고 공연히 기분이 좋아 입가엔 미소가 피어올랐다.

공연장엔 젊은이뿐 아니라 필자처럼 지긋한 나이의 관객도 꽤 보인다.

재즈는 어른들도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르라는 생각이 든다.

<올 댓 재즈>는 국내 최초 재즈 음악과 춤으로 이루어진 창작 뮤지컬인데 영화 를 기반으로 했다고 한다.

내용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랑 이야기다.

방송국 다큐 PD인 수연은 세계적인 안무가 대니얼 류의 인터뷰를 하기 위해 뉴욕 출장을 간다. 안무가 대니얼은 인터뷰를 안 하기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런데 수연과의 인터뷰에 응하겠다는 연락을 해왔다. 실은 수연과 대니얼은 5년 전 헤어진 연인 사이다. 이유도 모른 채 이별을 맞았던 수연은 대니얼을 만나자 아직도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대니얼 옆에는 엘리라는 멋진 여자가 있고 전혀 춤을 추지 않는 그는 데이빗이라는 댄서와 함께하고 있어 무언가 비밀이 있음을 직감한다. 5년 전 사고로 춤을 출 수 없게 된 대니얼이 수연에게 부담될까봐 알리지 않고 그녀 곁을 떠났던 것이다. 이유를 전혀 몰랐던 수연 역시 춤을 그만두고 기자가 되었다.

마음으로는 수연을 사랑하는데 그의 옆에는 그를 사랑하는 엘리가 있다. 또한 춤추지 못하는 대니얼 대신 춤을 추는 데이빗은 엘리를 사랑한다. 인생은 왜 이리 꼬이기만 하는 걸까? 엇갈린 운명 앞에 아파하는 네 남녀의 사랑이 애절한 재즈 음악과 강렬한 춤으로 화려하게 무대에 펼쳐진다.

무대 위의 재즈 걸과 재즈 보이들의 춤이 너무 멋졌다. 어쩌면 저렇게 날씬하고 예쁜 몸으로 춤을 출까. 눈을 뗄 수가 없다. 노래는 필자가 좋아하는 ‘플라이 미 투 더 문’과 ‘싱싱싱’ 그리고 ‘뉴욕 뉴욕‘이 울려 퍼져 필자도 모르게 어깨를 흔들었다. 함께 손뼉도 치고 소리도 지르며 즐길 수 있었던 멋진 창작 뮤지컬이었다. 우울하다거나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뮤지컬 한 편으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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