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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은 왜 출국장에만 있을까?

기사입력 2017-06-22 11:04

해외여행을 할 때 면세점 이용 혜택은 덤이다. 갖가지 갖고 싶은 상품을 사는 쇼핑의 재미도 있지만, 세금을 면제해주는 면세 효과 때문이다. 그런데 면세점은 출국장에만 있고 입국장에는 없다. 출국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밖으로 나갈 사람들이므로 면세점 이용을 허가해주는 것이다. 입국할 때 면세품 구입 기회는 마지막 공항의 출국장 면세점이나 비행기 안에서 사는 기내 면세품 구입이다. 너도나도 탑승 시간 전에 면세점에 들러 남은 외화를 기를 쓰듯 탕진한다. 비행기 안에서도 기내 면세품을 살 수 있으나 품목이 제한적이고 여행의 피곤함에 곧바로 잠에 떨어지므로 눈 뜨고 나면 어느덧 내릴 준비를 해야 한다.

논리적으로는 면세점이 출국장에 있는 것이 맞다. 그런데 여기서 산 상품들을 해외여행 중에 가지고 다닌다는 것은 매우 불편하다. 그래서 입국장에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관세법 상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사람에게 면세 혜택을 주는 것이 위법이라고 하나 이는 생각하기 나름이다. 입국장에 면세점이 없기 때문에 해외에서 외화를 낭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면세품들이 그대로 국내로 들어온다. 수익은 고스란히 외국 면세품 판매업체에 돌아가는 것이다. 생각하기 나름으로 이렇게 수십 년 동안 엄청난 외화가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

담배의 경우, 기호품이기 때문에 자기가 피우는 담배만 산다. 우리나라 흡연가들은 국산 담배에 길들여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면세점 외에서는 국산 담배를 살 수가 없다. 인근 일부 중국 공항에서는 팔고 있기는 하다. 더 사갖고 나갔다가 들여오려 해도 출국할 때는 가는 나라의 규정에 맞게 수량 제한이 있다. 입국장에 면세점이 있다면 당연히 국산 담배를 사 올 것이다. 일인당 한 보루의 규정을 철저히 적용시키면 별 문제가 없다.

입국장에 면세점 설치를 못하게 하는 이유는 관세법 상의 이유도 있지만, 기내 면세품 판매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국적기 회사들이 반대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입국장에 면세점이 있으면 기내 판매액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국적기 개념이 많이 희박해졌다. 굳이 국적기를 고집하기보다 외국국적기가 목적지까지 직항이나 환승 조건이 좋거나 비행기운임도 저렴한 경우가 많다. 외국 항공기를 타면 말이 안 통할 것이라는 걱정도 한국인 승무원을 태우므로 별 문제가 없다. 비행기 내에서 굳이 영어를 쓸 일도 많지 않지만, 꼭 필요하다면 같이 가는 사람들 중에 영어 가능한 사람들의 신세를 질 수도 있다. 기내식도 외국 항공사들이더 적극적으로 한식 메뉴를 내 놓고 있다.

면세품 중에는 술, 담배, 화장품, 전자 제품, 명품이 대종이지만, 반입 금지된 축산물 가공품도 많다. 육류, 치즈 등인데 전염병 우려 때문이다. 과일 종류도 마찬가지이다. 이를 잘 알고 아예 안 사오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짐 속에 넣어가지고 오면 안 걸린다는 것을 알고 그냥 들여온다. 직접 검사 비율이 1%도 안 되고, 적발된다 해도 압수당하면 그만이므로 거리낌 없이 들여오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에 수입 과일이나 축산물들이 버젓이 유통된다. 물론 소정의 검역 검사를 거친 제품들이다. 이런 제품들을 입국장 면세점에 들여 놓으면 해외에서 그런 상품들을 굳이 사오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자기가 쓰려는 상품 외에도 지인들에게 부탁 받은 상품을 사오는 경우도 있다. 역시 짐이 되므로 출국할 때 면세점에서 사서는 여행기간 내내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쓰고 남은 외화 잔돈을 톡톡 털어 무엇이든지 사려는 사람들도 많다. 국내에 들여 와 봐야 통용이 안 되므로 과자 부스러기라도 사려고 한다. 이 돈도 합치면 무시 못 할 큰돈이 될 것이다. 라스베이거스 공항에는 쓰고 남은 마지막 동전까지 다 털게 하려는 슬롯머신들이 즐비하다. 이제는 관세법이나 국적기 면세품 판매액 축소를 신경 쓰기보다 한해 수천만 명이 해외여행을 하는 시대이니 더 큰 것을 보아야 할 때이다.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 입국장에 면세점이 있는 공항들이 싱가포르, 홍콩 등 여러 공항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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