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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힐링]이른 봄 잔석 속에 피어나는 정열의 꽃 ‘동백’

기사입력 2014-02-17 10:52

이광만의 나무 이야기

동백나무의 속명 카멜리아(Camellia)는 예수회의 선교사이자 식물채집가인 카멜(Kamel)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는 필리핀의 루손섬에서 동백나무를 채집해 스페인으로 가져가 본국의 여왕 마리아 테레사에게 바쳤다고 한다. 종소명 자포니카(japonica)는 원산지가 일본임을 나타낸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중국이 동백나무의 원산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동백나무의 중국 이름은 ‘산에 사는 차나무’라는 뜻의 산다(山茶)다. 동백나무가 차나무과에 속하며, 나뭇잎이 차나무와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예전에는 동백나무의 잎도 차로 달여 마셨다고 한다. 꽃 또한 차나무의 꽃과 닮았다.

18~19세기경 유럽에서는 동백꽃의 인기가 대단했는데, 파티에 항상 동백코르사주가 등장했다고 한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서자인 뒤마 피스는 자신이 파리의 사교계에서 만난 고급 매춘부 마리 뒤플레시스와의 추억을 되살려 ‘동백꽃의 여인’이라는 연극 대본을 썼다. 작곡가 베르디는 파리에 머물 때, 이 연극을 보고 크게 감명받아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작곡했다. 당시 유럽에는 동백꽃이 엄청나게 인기가 있어서, 오페라의 주인공인 비올레타가 등장할 때는 언제나 가슴에 동백꽃을 꽂고 나왔다고 한다. 이처럼 동백꽃은 언제나 아름다운 여인과 함께 등장한다.

이 오페라를 일본에서 수입해 번역할 때 ‘춘희’(椿姬)라 했으며, 이것을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춘희’의 본래 의미는 ‘동백꽃 아가씨’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한자 춘(椿)자가 차나무과 소속의 동백나무가 아니라, 멀구슬나무과 소속의 참죽나무를 의미하므로 ‘참죽나무 아가씨’라는 의미를 갖는다. 마치 사과 아가씨, 고추 아가씨, 감귤 아가씨와 같이 지역의 특산물을 홍보하는 미인 같은 느낌이 든다.

동백나무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자생하며, 특히 해안이나 도서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예로부터 동백꽃은 상류층에는 애완의 대상이었으며, 동백기름은 여인의 삼단 같은 머릿결을 윤기나고, 단정히 다듬는 머릿기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동백꽃의 야생종은 홑꽃이며, 꽃빛깔은 붉은색이다. 일본에서 개발한 원예종에서는 흰색, 분홍색 등이 있고, 꽃잎도 겹꽃, 중겹꽃, 대륜, 소륜 등 종류가 다양하다. 동백의 특징은 아름다움은 붉은 꽃, 광택 나는 잎, 매끄러운 줄기를 꼽을 수 있다. 이른 봄 잔설 속에서 피어나는 붉디붉은 동백꽃은 비련의 여인의 아름다운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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