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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족 아이에게 관심을

기사입력 2016-10-24 11:31

“아앙! 아앙!”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이 울음이 들려온다. 사고가 난지 알고 뛰어가 봤다. 필자는 아파트 동 대표 일을 보기 때문에 아파트 내 사건 사고가 없나 늘 관심이 있다. 엘리베이터 안에 같은 아파트에 사는 베트남 젊은 아낙이 있고 그녀의 5살 아들이 때를 쓰고 울고 있다.

    

“아이가 왜 울어요?” 하고 물어보니 더듬거리는 우리말로 아버지가 일하러 가는데 따라가려고 때를 쓰며 울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 어머니는 아이를 달래는 것은 거의 포기하고 남들의 눈을 의식해 강제로 집으로 데려가려고만 한다.

    

필자와는 베트남 아낙은 물론 그녀의 남편과도 말을 주고받는 사이다. 30대 초반의  베트남 아낙이 말하길 한국 사람이 하는 한국말은 다 알아 듣는데  본인이 한국말을 하면 한국 사람이 잘 못 알아듣는다고 한다. 악센트 자체가 달라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말 같은 발음을 하기어렵다고 하소연이다. 아이가 점점 커가면서 말을 가르쳐야 하는데 본인의 발음이 한국적이지 못해 걱정이라고 했다.

    

아이 아버지는 비정규직으로 일하기 때문에 출퇴근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우는 아이에게 아버지가 일하러 지금 나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달래야 할 텐데 베트남 출신 엄마는 그런 말을 우리말로 아이에게 설명하기에는 능력이 모자라는지 포기하고 있다. 완력과 나도 못 알아들을 한 두 마디 말로 아이를 집으로 끌고 가려하고 아이는 반대로 뛰쳐나가려 한다.     

    

이제야 알 것 같다. 아이의 아버지가 아이를 목마 태우고 아파트 단지를 돌고 있는 모습이라든가 아이와 어린이 놀이터에서 같이 놀아주던 모습을 종종 보면서 참 자상한 아이 아버지구나 라고만 생각했다. 아이에게 엄마대신 우리말을 배워주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오늘 그 일이 있고 나서 확실히 알게 되었다.

    

말을 배워야 할 때는 발음이 정확한 엄마와 수 백 번의 반복되는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달랑 아버지만 한국 사람이고 그 아버지가 일 때문에 자주 집을 비워야 한다면 아이가 말을 배울 때 아주 어렵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넉넉하다면 어린이집이나 기타 유사한 곳에서 다녀서 말을 해보는 기회가 많을 텐데 대부분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하다. 집에서 엄마랑 지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우리말 배우는 시간이 줄어든다. 말이 늦어지면 또래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덩달아 공부가 뒤 처지게 된다. 

    

베트남 아낙도 우리말이 서툴다보니 아파트 내에서도 남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다문화 지원센터가 있다고는 해도 아직은 태부족인 것 같다. 국제결혼이 이제 신기한 모습이 아니다. 늘어나고 있는 다문화 가정에 많은 관심을 쏟을 때다. 특히 저소득층이나 우리말을 가르칠 가족과 함께 살지 못하는 아이가 더 걱정이다.   

 

각자 결혼 동기야 어떠하든 간에 다문화 가정이란 실체가 있는 이상 그들도 우리의 이웃으로 품어가야 한다. 남의 일이라고 먼 산 불구경할 일이 아니다. 거기서 태어난 2세가 우리 땅에 제대로 정착하여 세금도 내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모두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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