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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은 책 정리하는 나만의 방법] 부부 힘겨루기가 만든 서고

기사입력 2016-09-07 17:41

▲필자 서고는 책이 너무 많다. (박종섭 동년기자)
▲필자 서고는 책이 너무 많다. (박종섭 동년기자)

◇ 우리 부부 힘겨루기

부부도 살다 보면 생각이 달라 다툴 때가 있다. 잘 맞는가 싶으면 때로 견해 차이가 나 힘겨루기를 한다. 가끔 우리 부부가 다툴 때가 이때다. 필자의 평생소원은 집안 가득 책을 꽂아놓고 언제든 필요한 책을 꺼내 보는 것이다. 아니 필요해서라기보다 책장을 훑어보다 괜찮은 책을 발견하여 읽는 기쁨을 맛보는 거다. 그래서 서재는 물론이고 거실벽도 도서관처럼 편리하게 책을 이용할 수 있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아내는 다르다. 집안은 깔끔해야 한다. 그래서 처남네 집만 갔다 오면 잔소리가 심해진다. 두 부부가 공무원이고 처남댁은 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선생님이다. 그런데 그 집에 가보면 책은 찾아볼 수 없고 방이고 거실에는 아무것도 늘어놓지 않고 깔끔하다. 그 집을 보고 우리 집에 오면 사방이 책으로 쌓여 있어 정신이 하나도 없단다.

◇ 모르는 척 넘어가고

그래서 노래하듯 잔소리를 한다. 필자는 책을 버리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새책이든 헌책이든 책을 한권 살때는 서점에서 많은 시간을 들여 책을 고른다. 한권 한권이 필자에게 소중한 물건이다. 그러니 어떤 책이라도 버리면 안된다. 그런줄 아는지라 아내는 필자 몰래 전격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빈 박스 몇 개 베란다에 보이더니 어느새 헌책을 담아 전광석화처럼 해치워 버린다. 그러곤 시치미를 뚝 뗀다.

얼마가 지나 눈치를 채지만 이미 상황은 종료된 뒤다. 그 때 화를 내봐야 소용이 없다. 그러면 할수 없이 모르는척 해 버린다. 그러곤 조용한 말로 한마디 한다. “다음부턴 내 허락없이 책 버리지 말하요” 그러면 대답은 짧고 명확하다 “네!” 그 때서야 잠시 생각하게 된다. 사실 오래된 책은 잘 봐지지 않는다. 그래서 전에 이사 오며 박스에 쌓아 놨던 책들도 아직 창고에 쌓여 있다.

◇ 힘겨루기 끝에 생긴 우리 집 서고(書庫)

생각해 보면 보지않고 쌓여있는 책이 너무 많다. 몇 년째 보지 않은 책도 수두록하다. 아내의 잔소리도 일리가 있다. 그래서 몇가지 원칙을 정하고 책을 정리하기로 했다.

첫째 : 공부방에는 사용하는 책만 골라 꽂아 놓는다.

둘째 : 일년이상 보지 않은 책은 베란다 책꽂이로 옮긴다

셋째 : 쓸만하지만 꼭 필요하지 않은 책은 성당이나 자치센타 등에 기부한다.

마지막으로 버리긴 아깝고 소장해야할 책은 창고에 보관한다. 그렇게 해서 필자는 창고 깊숙한 곳에 책장을 짜기 시작했다. 평소엔 거실에서도 보이지 않고 필요할 때만 창고를 열어 찾으면 된다. 그렇게 해서 필자만의 서고가 생긴 것이다. 마치 도서관에서 오래된 책을 찾으면 ‘직원에게 문의’라는 문구가 뜬다. 잘 찾지 않으나 소장가치가 있는 책은 서고 어딘가 깊숙한 곳에 두었다 찾는 사람이 있으면 잠시후 직원이 찾아오는 식이다. 집안도 어지럽히지 않고 아내와 필자를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우리 집 서고가 그렇게 탄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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