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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중계를 보면 달리고 싶어진다.

기사입력 2016-09-01 14:27

▲조국의 명예를 걸고 달리는 마라토너 (조왕래 동년기자)
▲조국의 명예를 걸고 달리는 마라토너 (조왕래 동년기자)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케냐의 킵초게의 골인 장면. (조왕래 동년기자)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케냐의 킵초게의 골인 장면. (조왕래 동년기자)
[스포츠 중계방송 중 필자가 즐겨보는 것이 마라톤이다. 남들은 2시간이나 왼발 오른발 바꾸어가며 내딛는 너무나 단순한 활동사진을 두 시간씩이나 보고 있다고 도저히 나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마라톤은 메치기도 없고 숨 막히는 기교도 없다.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마라톤 평야  42.195km를 달려온 병사는 ‘이겼다’는 말을 하고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고 할 정도로 힘든 운동이다. 마라톤 선수들도 100m를 18초에 주파하는 속력으로도 2시간 이상을 달려야 하는 먼 거리다.

    

필자는 마라톤 시합에 100번이나 참가했다. 참가비를 내고 아침부터 버스를 타고 대회장에서 와서 내 기록으로는 무려 4시간을 주로에서 달려야 풀코스를 완주 한다. 달리는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평균 4만원의 참가비까지 내면서 이 고생을 사서 하느냐고 달리면서 후회도 많이 했다. 하지만 완주하고 나서 완주메달을 받으면 고생의 순간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해 냈다는 성취감에 다음 출전할 대회를 눈으로 찾았다.

    

세계 일류 선수들은 산소가 희박한 고지대에서 연습하고 식이요법도 철저히 한다. 주로에서도 두뇌싸움이 치열하다. 바람막이 선수를 앞에 세우고 달리면 좋지만 호락호락 그런 역할을 해주지 않는다. 오버페이스도 안되지만 치고나가는 타이밍이 늦어도 소용없다. 한번 뒤로 처지면 다시 선두에 서기가 어렵다. 뒤에서 추격자의 발자국 소리가 점점커지면서 숨소리를 귓전에 흘리고 나를 제치고 지나갈 때 내 발은 점점 더 무거워 진다.

    

마라톤의 고통과 희열을 몸으로 체험해 알기에 중계방송을 통해 대리 고통과 대리 만족을 한다. 달리는 선수들의 숨소리가 화면으로 들린다. 뒤로 처지는 선수들의 절망감을 읽는다. 마라톤이야 말로 남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는 오직 자신과의 싸움이다. 마지막 골인 10m를 남겨두고 1초차로 2등에게 선두를 뺐기는 선수의 심정은 어떠할까 당해본 사람만 안다.  

    

2016년 브라질의 리우 올림픽의 금메달은 케냐의 킵초게가 2시간 08분 44초로 차지했다. 2위 에티오피아의 릴레사와는 1분 10초나 앞선 기록으로 완벽하게 우승했다. 킵초게는 전문가들이 이미 우승을  예견한 좋은 기록 보유자다 오히려 2위 릴레사가 강력한 우승 후보자를 제치고 올라섰다고 다소 의외의 표정이다. 다만 릴레사가 골인지점에서 정치적인 퍼포먼스를 했다하여 메달 박탈 소식도 들리는 것이 안타깝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기록은 너무나 초라하다. 1위를 한 삼성전자 손명준은 완주자 140명중 131위로 2시간36분 21초로 들어왔다. 2위인 심종섭은 138위 2시간 42분 42초이다. 우리나라 여자선수 최고기록인 2시간 26분 12초에도 한참이나 뒤지고 일반 아마추어도 이정도 기록 보유자는 많다. 반면 이번 대회 동양인으로 최고기록은 일본의 사토루가 2시간13분 57초로 전체의 16위이며 북한의 박철이 2시간 15분 27초로 27위에 랭크되었다. 여기에 비해도 너무나 초라한 성적이다.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기록이 저조한 것은 비가 오는 날씨 영향으로 판단한다.

    

마라톤은 올림픽의 꽃이라 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마라톤 강국이다. 1936년 베르린 마라톤에서 2시간 29분 19초의 당시 세계기록으로 손기정 선수가 우승하고 3위에 남승룡 선수가 차지했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 은메달리스트 이봉주 등 걸출한 선수들이 많다. 달리기가 우리 몸의 건강에 아주 좋다고 하니 국민 스포츠로 마라톤 저변을 확대하여 재능 있는 마라톤 스타가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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