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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문화 변천사

기사입력 2016-07-06 17:00

▲간단한 복장 차림의 중국 황산 서해대협곡 등산객 (백외섭 동년기자)
▲간단한 복장 차림의 중국 황산 서해대협곡 등산객 (백외섭 동년기자)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에는 빨강, 파랑, 노랑으로 차린 멋쟁이 등산객으로 붐빈다. 사회발전만큼 산행문화도 많이 변하였다. 수십 년 산을 찾으면서 느꼈던 산행문화의 변천사를 살펴본다.

복장이 화려해졌다.

예전에는 전문 산악인을 제외하고는 등산복을 따로 갖추지 않았다. 평소에 입던 셔츠와 바지, 운동화만 있으면 삼삼오오 산에 올랐다. 면바지, 셔츠에 땀이 흠뻑 젖어 생쥐처럼 보기 민망한 모습을 자주 보았다.

아웃도어 발달로 통풍과 발수는 기본이요, 패션전시장이 되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철따라 유행을 쫓아가기에 허리가 휜다. “운동 중에서 등산이 제일 돈이 적게 든다.”는 통설이 깨진지 이미 오래다.

유학 온 산행을 즐기는 학생이 어느 방송에서 “한국 등산객이 화려하게 입고, 많이 먹으며 산행은 적게 한다.”고 지적하였다. 외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산행문화가 필요한 대목이다.

취사가 사라지고 식당 뒤풀이로 발전

옛날에는 버너와 코펠이 기본 장비였다. 석유버너에 불 피우는 방법을 익히고 알코올버너, 코펠까지 갖춰 배낭을 메고 등산을 하였다. 산에서 지지고 볶아서 식사를 해결하던 때였다. 근래 등산복 브랜드로 사람의 외양을 구별하는 것처럼 유명 버너가 산행자의 위세를 판가름하였다.

친구들과 산에 갈 때에는 각자 역할을 정했다. 당시 전화통신 부족으로 연락할 수 없는 불참자를 예방하는 수단이기도 하였다. 필자는 버너 준비와 밥하기, 그리고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정상주를 담당하였다.

사회에 진출 후에는 젊은 시절에 부족하게 느꼈던 먹거리를 배낭에 가득 채우고 다녔다. 친구들과 어는 산에 갔을 때 이야기다. 고기를 구워서 막 먹기 시작하는데, 학생 한 명이 “고기 좀 먹고 싶다.”고 하였다. 옛일을 생각하여 합석을 흔쾌히 승낙하였다.

잠시 후 일행이었던 나머지가 우르르 몰려왔다. 그들에게 그 자리를 내주고 학생 때처럼 감자 된장찌개로 소주잔을 기울였던 아름다운 기억이 났다.

산마다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계곡에는 음식물 찌거기가 쌓였다. 석유버너에 불을 잘 붙이는 사람은 귀한 대접을 받기도 하였던 먼 옛날이야기다. 취사가 금지되면서 환경이 정화되고 버너와 코펠은 자취를 감췄다.

다음부터는 도시락이 취사를 대신하였다. 친구끼리 어울리면 푸짐한 산상 뷔페가 열렸다. 맛 자랑 대회가 열렸다. 학창시절 소풍 때보다 더 즐거웠다. 정상에서 막걸리 한잔으로 천하를 호령하였다.

요즘에는 도시락 문화도 시들해지고 하산 후 뒤풀이를 즐긴다. 산행을 마무리하고 식당에서 오순도순 우정을 나누는 문화가 산행안전에 매우 바람직하다. 등산 출입로 식당은 항상 등산객으로 차고 넘친다.

산행은 놀이에서 필수 운동으로 성숙

대부분의 산 입장료가 있었다. 아침 7시 입장료 받기 전에 등산객이 몰리는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십여 년 전부터 입장료가 거의 없어졌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 산이 되었다.

옛날에 등산복에 배낭 메고 나서면 여행가는 한량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산행이 이제는 놀이가 아니고 건강을 다지는 필수 운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쓰레기 되가져오기 등으로 산행문화가 성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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