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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풀꽃 -이정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사업운영국장

기사입력 2014-02-03 14:49

가만히 웅그리고 앉아
흙 한 줌 끌어안고 동토의 경계 넘어왔을
이름 모를 풀꽃 하나 본다

눈 내리고 찬 바람 부는 겨울
두터운 외투 걸친 채
혹시 어떤 사내의 흘러내리는 어깨 감싸안으며
한 잔의 술에 취해 네 곁 스쳐 지나왔을까

안다, 연연한 마음이야
한 줄기 바람의 전언에도
밤 새워 베갯잇 적시며 뒤척이던 것을

잠시 머무르는 순간의 기쁨과 슬픔에 대하여
잦아들며 흐느끼기
또는, 삭신이 문드러지도록 살아내기

풀꽃이 꽃대를 세워 한 가계 이루는 일처럼
사소한 듯 흔들리지 않는
날들이 반드시 올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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