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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자문단 칼럼] ‘그럴 리가’ 남편에서 ‘그랬구나’ 부부로!-김숙기 원장

기사입력 2014-02-04 10:21

소통이 잘되면 고통은 사라진다

“결혼생활 몇십년인데 꼭 말해야 아나요?” 물어보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 말하지 않으면 부부의 속마음은 커녕 엉뚱한 방향으로 해석하고 판단하기 일쑤다.

그런데 말하지 않고 사는 것에 익숙한 부부들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말만하면 싸우니까 차라리 말 안하고 사는 것이 편하다’고 하소연한다. 또 ‘자식들 보고 참고 살다보면 좋은 날이 온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부부간의 갈등과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 말하지 않고 그저 인내해야한다고 여겼던 적이 있었다. 혹시나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힘들다고 하소연하면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다른 집은 별거 있는 줄 알아?” 한술 더 떠 거든다.

그래서 오늘날 입에 거미줄 친 아내와 입에 자물쇠 채운 남편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이들은 서로 대화해서 잘 해결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사는 것뿐이다. 이런 부부들은 필히 대화를 통한 긍정적 경험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딱 일년 전, 정오를 조금 넘길 무렵 다급한 전화 한통이 걸려 왔다.

“선생님, 제 아내가 지금 3층 아파트에서 뛰어 내렸습니다. 다행히 목숨은 건져 병원으로 옮겼지만……” 거기서 남자는 흐느껴 울고 말았다. 오십대 후반, 30년 결혼생활의 결과물 앞에서 남자가 목 놓아 울고 있다. 행복하게 잘 살아보려고 한 여성과 결혼하고 가정을 꾸렸는데, 한때는 남부럽지 않게 행복하다 자부했던 그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남편은 결혼 30년간 아내가 무슨 말만 하면 습관적으로 “그럴 리가 있나!” 를 반복적으로 하여 아내가 더 이상은 못살겠다고 하여 나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그럴 리가 있나!“ 뒤에는 ’당신이 잘 못 알았겠지!‘, ’ 당신이 잘못 들었겠지!‘, ’당신이 잘못 봤겠지!‘ 등을 붙이게 되는데 아내는 그날 흐느껴 울면서 ”단 한번도 이사람에게 받아들여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어요...흑..흑“ 하소연하였다.

이들은 아내가 병원에서 퇴원한 후, 목발을 짚고 부부상담을 꾸준히 받았다. ”그럴리가!“ 남편은 ”그랬구나!“ 남편으로 바뀌었고 그 습관을 바꾸는 데 장장 6개월이 걸렸다. 그 후, 황혼이혼을 생각했던 그녀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때‘를 보내고 있다고 종종 소식을 전해온다.

부부가 서로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쌓인 감정이 많다는 뜻이다. 그 쌓인 감정을 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마주앉아 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로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진짜 부부‘이다.

첫째,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을 정하라.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입장에서 배우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한다. 시작은 “내가 당신에게 하고싶은 말은~ ”또는 “나는 ~ ”으로 시작한다. 듣는사람은, 중간에 끼어들지 말고 말이 끝날 때까지 집중해서 상대방 이야기를 듣는다. 상대방 말이 끝나면 배우자가 했던 이야기를 정리하여 충분히 알아들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둘째, “그랬구나!” 를 습관적으로 하라.

‘그랬구나, 당신마음이 그랬구나!’ 로 시작하는 대화 연습을 반복적으로 해야한다. “난 당신이 늦게 와서 화가 났어” 라고 상대가 말하면 “뭘 그런 거 가지고 화가 나!” “알았어, 앞으로 일찍올게” 라고 하지 말고, “그랬구나! 당신마음이 그랬구나! 내가 늦게 와서 화가 났구나”로 받아주는 것이다.

셋째, 소통이 잘되야 고통이 사라진다.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듣는 훈련을 하고 감정을 나누기만 해도 대부분 부부사이가 좋아지고, 소통이 잘되는 부부는 아무리 어려운 문제가 있다할지라도 문제해결이 가능해진다. 또한 내 입장을 이해해주고 내 감정을 공감해주는 배우자와 산다는 것은 천하를 얻는 것보다 더 귀하다.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인생 2막을 준비하면서 혹은 인생 후반전을 살아나가면서 겪게 되는 부부 간의 갈등을 서로 이해하고, 부부 사랑과 신뢰를 회복해 행복하고 건강한 시니어 부부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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