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의 가드닝
1편에서는 정원조성의 1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인 관찰하기에 대해서 말했다. 콩심은데서 콩나고, 팥심은데서 팥나듯. 관찰하기는 정원의 전체적인 큰 틀을 잡는데 매우 중요한 단계이다. 뿐만아니라 관찰하기는 정원조성이 끝나더라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왜냐하면 정원은 살아 숨쉬는 생명체의 집합체이기 때문이다. 1단계인 관찰이 끝나면 이제는 정원에 대해서 상상해 본다.
정원을 계획함에 있어서 서두르는 것은 금물이다. 관찰하기가 끝났다고 혹은 좋은 재료를 원예상에서 보았으니 빨리 적용할까라는 생각은 오류로 접어드는 지름길이다. 그렇다고 너무 머뭇거리는 것도 별로 안좋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본격적인 설계에 앞서서 몇가지 미리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
2. 정원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인 무엇인가
3. 정원을 조성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위의 내용은 상상하기의 가장 기본이다. 위의 내용들에 대한 답변의 깊이에 따라 정원의 완성도가 달라질 수 있다.
상상하기에 앞서서 정원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고민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하기때문이다. 정원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흙·돌·물·나무 등의 자연재료와 인공물 및 건축물에 의해 미적이고 기능적으로 구성된 특정한 구역”이라고 두산백과사전에서 말하고 있으며, 또한 다른 백과사전인 브리테니커에서는 “미관이나 위락 또는 실용을 목적으로, 주로 주거 주위에 수목을 심거나 또는 특별히 조경(造景)이 된 공간”이라 정의하고 있다. 위의 정의에서 보듯이 정원은 미와 실용(기능)이 기초로 된 공간임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정원은 아름다워야 하며, 동시에 매우 실용적이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무조건 보기에 좋은 것보다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기호에 맞는 정원을 실용적인 정원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 그럼 보기에 좋고 이용이 편리한 정원인 나만의 정원을 만들기 위해서 나는 정원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해보자. 나는 정원이 만들어지면 정원을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정원안에서 식물들을 가꾸는 것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수확물을 얻기를 위해 땀흘리는 것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말이다.
1. 기능에 대해 고민하기 : 정원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다. 조그마한 운동장을 원한다면 잔디정원이 어울릴 것이며, 평화로운 티타임을 원한다면 디테일이 아기자기한 시소그네도 좋다. 또한 바비큐를 사랑한다면 안방 창문앞에 파타일로 한껏 치장한 화덕도 괜찮다. 이렇듯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상상하다보면 정원의 기능은 저절로 정해진다.
2. 형식에 대해 고민하기 : 정원은 일반적으로 형식정원과 비형식정원으로 나눈다. 형식정원은 프랑스의 자수화단이 대표적이고, 비형식정원은 우리나라 전통정원을 생각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규모가 작은 정원은 형식정원의 형태를 이루어야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고민은 후에 정원의 전체적인 틀을 정할 수 있다.
<김대환/ 조경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