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자체에 만족 느끼고 자신 위해 일해야
베이비부머들은 한편생 해온 자신의 일을 잊고 제2의 삶을 위한 새로운 일에 적응해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재취업을 통해 얻는 직업은 대부분 보수가 적고 연령대를 고려한 간단한 작업을 수행하는 업종으로 주어진다. 베이비부머들은 재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새로 얻은 일을 무가치하게 느끼거나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자들의 절반 이상은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등 직종 대부분이 현실적으로 취직 가능한 단순노무 등에 치우쳐 있다. 이처럼 근무환경과 처우가 열악한 업종은 일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를 얻는 중장년층에게는 새로운 일에 걸맞는 남다른 가치와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일을 하고 있는 베이비부머들의 근로 만족도는 다른 연령대보다 많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연구소가 제시한 60세 이상 고령자들의 불만족 비율은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은퇴를 했고 고령으로서 많은 보수를 바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임금이 적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그 외 복지나 근로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도 베이비부머들이 불만족을 느끼는 원인으로 제기됐다.
보고서는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베이비부머는 많지만, 이들의 의지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일자리는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고 전했다. 때문에 주어진 일에서 주는 기쁨이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목적의 쉬프트’를 제시했다. 젊었을 때와는 다른 목적을 일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의 목적을 돈과 같은 물질에서 일 그 자체로 바꿔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일에서 물질적 보상을 주로 찾았다면, 앞으로는 일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있다. 일을 한다는 자체가 베이비부머들에게 있어서는 만족이고 행복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에게 봉사는 일과 동격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이어 ‘의미의 쉬프트’를 제시했다. 젊었을 때와 다르게 의무로서 말 그대로의 ‘일’보다는 자유의지를 부여해 일종의 여가와 같은 의미를 입힐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이 주는 속박이나 굴레에서 벗어나 좀 더 창의적이고 자유롭게 일에 매진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일의 목적도 물질에서 일 자체로 자연스럽게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상의 쉬프트’를 언급했다. 젊었을 때 일은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가족을 위한 측면이 좀 더 강하다. 그래서 젊은 시절에 일은 소위 ‘닥치는 대로’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가족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하겠다는 마음가짐이 강했던 시기가 이전의 시기라면 이제는 가족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일할 필요가 있다. 내가 좋아하고 내가 원하는 일을 찾아 하면서 스스로의 만족감과 행복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
한편 보고서는 베이비부머들에게 현실적으로 일이 주는 기쁨이나 만족감을 다른 곳에서 찾을 필요도 있다며 그 대안으로 봉사를 제안한다. 봉사는 규칙적인 생활과 정기적인 움직임 등으로 일을 가진 사람들과 유사한 생활패턴을 유지할 수 있어 건강에 도움이 되고 소외감이나 외로움을 해소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소일거리가 없어 시간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도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