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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임대 기피 여전 日 주택시장, 정부·민간 변화 모색

입력 2026-04-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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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해 제도 보완, 민간은 안심주택 실험… 한국도 환경 취약, 안심 못해

▲사이타마현 고시가야시에 조성될 고령자 대상 임대주택 ‘마호로바Ⅰ’ 조감도. 고령자의 자립생활을 돕는 소규모 주거 모델로, 6가구와 공용공간, 주차·자전거 보관 공간 등을 갖춘 형태로 설계됐다.(플렉시블 제공)
▲사이타마현 고시가야시에 조성될 고령자 대상 임대주택 ‘마호로바Ⅰ’ 조감도. 고령자의 자립생활을 돕는 소규모 주거 모델로, 6가구와 공용공간, 주차·자전거 보관 공간 등을 갖춘 형태로 설계됐다.(플렉시블 제공)

오래 전부터 고령화를 겪은 일본이지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중 하나는 거주 부분이다. 일본에서 고령자가 민간 임대주택을 구하는 일은 아직도 쉽지 않다. 나이가 많고 혼자 산다는 이유만으로 입주를 꺼리는 분위기가 남아 있어서다.

일본 정부는 이런 현실을 반영해, 고령자 등이 집을 구하기 어렵지 않도록 돕는 주택 안전망 제도를 손질해 왔다. 최근에는 집주인들이 특히 부담스러워하던 ‘사후 짐 정리’ 문제까지 제도 안으로 끌어들였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주거지원법인 업무에 “입주자로부터 위탁받은 잔존물 처리”가 공식 추가돼,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한 주거 지원 단체가 입주자로부터 미리 위탁을 받은 경우에 한해 사망 뒤 남겨진 짐을 정리하는 일을 맡을 수 있게 됐다.

쉽게 말해, 고령자가 살아 있을 때 “내가 세상을 떠난 뒤 방 안의 물건은 이렇게 정리해 달라”고 미리 맡겨 두면, 공인된 지원 단체가 보관이나 반출, 발송, 처분 같은 실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상속 자체를 대신하는 제도가 아니라, 집을 비워주고 계약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혼선을 줄이기 위한 장치에 가깝다.

일본 정부가 이런 제도를 고민하게 된 것은 가족이 없는 독거노인이 사망한 뒤 후속 절차의 주체가 불분명해 집주인들의 기피 경향이 커졌기 때문이다. 계약 종료 절차는 어떻게 할지, 방 안의 물건은 누가 치울지, 상속인과 연락이 닿지 않으면 어쩔지, 다음 세입자는 언제 받을 수 있을지 같은 문제가 한꺼번에 얽히면서 고령자에게 임대주택 문턱이 높아졌다는 게 일본 정부의 판단이다.

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현장에서는 새로운 시도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부동산기업 플렉시블은 지난 2일, 사이타마현 고시가야시에서 고령자 대상 임대주택 ‘마호로바Ⅰ’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건강하고 혼자 생활할 수 있는 사람도 ‘고령’과 ‘1인 가구’라는 이유만으로 일반 임대주택 입주를 거절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바로 그 지점을 겨냥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마호로바Ⅰ은 요양시설이라기보다, 혼자 사는 고령자가 조금 더 안심하고 지낼 수 있도록 보완 장치를 붙인 소규모 임대주택에 가깝다. 방 안에는 카메라 대신 와이파이 센싱 방식의 안부 확인 시스템을 넣어 사생활 침해를 줄이면서 상태를 살피고, 월 1회 정기 방문을 통해 청소와 장보기 같은 생활 지원도 제공할 계획이다. 지역포괄지원센터 등 복지 관계기관과의 연계도 추진한다. “시설에 들어가지 않아도 지역 안에서 계속 살 수 있는 집”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한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임대인의 고령 임차인 거부를 보여주는 공식 통계는 충분치 않지만, 현장에서는 실제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관련 연구 역시 고령 1인 가구가 더 취약한 주거 환경에 놓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9년 발행한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노인주거정책 개편 방안’에 따르면 임대주택에 사는 노인 가구의 4분의 3은 민간임대에 거주하고 있다. 국토연구원 2021년 보고서 ‘1인가구 연령대별 주거취약성 보완 방안’은 저소득 민간임대 거주 1인 가구가 공공임대 거주 가구보다 거주기간은 짧고 최저주거기준 미달 비율은 더 높다고 분석했다. 노인 1인 가구만 봐도 평균 거주기간은 공공임대 8.0년, 민간임대 5.6년이었고, 최저주거기준 미달 비율은 20.4%에 달했다. 고령 1인 가구일수록 민간임대 시장에서 주거 안정성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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