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조향각 인식해 기울기 제어… 2026년 상용화 추진

일본 마이크로모빌리티 공유기업 루프(Luup)가 고령자·여성·장애인 등 누구나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3륜 소형 전동차 ‘유니모(Unimo)’를 공개했다. 2026년까지 일본 여러 지역에서 실증 실험을 거쳐 본격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루프는 지난 5일 도쿄에서 아이신, GK다이내믹스와 공동 개발한 유니모 콘셉트 모델을 발표했다. 차체는 길이 130㎝, 폭 59.5㎝, 무게 60㎏로 소형화됐으며, 앞 1개·뒤 2개의 바퀴 구조에 아이신의 ‘리인 어시스트(lean assist)’ 제어 기술이 적용됐다. 이 기술은 차량 속도와 조향각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차체의 기울기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저속·정지 상태에서도 균형을 잡아주고 코너 주행 시 안정성을 높인다. 좁은 차폭에서도 넘어짐 위험을 줄여 고령자나 균형감각이 떨어진 이용자도 안심하고 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고 속도는 도로 주행 시 20㎞/h, 일부 보도·노면에서는 6㎞/h로 제한된다. 일본의 ‘특정소형 원동기장치자전거’ 규격에 맞춰 제작돼 16세 이상이면 운전면허 없이도 이용할 수 있다. 루프 측은 “면허를 반납한 고령자의 발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대중교통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전국 2057개 ‘교통 공백’ 지역 중 70% 이상은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루프는 유니모를 자사 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 공유망에 통합해, 도시와 지방을 막론하고 고령층의 단거리 이동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한국 역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문제가 심각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사고 건수는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했으며, 2024년 기준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3분의 1 이상이 고령층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면허 자진 반납 확대와 대체 교통수단 발굴을 병행하고 있으나, 지방·농촌 지역의 ‘이동 공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루프는 유니모를 오는 25일부터 오사카·간사이엑스포 ‘스마트 모빌리티’ 전시에서 공개하며, 실증 실험을 거쳐 2026년께 공유 서비스에 본격 투입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단거리 이동의 보편적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아,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생활 인프라’가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