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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의 리-드리머(Re-Dreamer)를 꿈꾸며

입력 2025-08-10 07:00

[‘나의 브라보! 순간’ 공모전 당선작] 36년 교직 생활을 보내고…새로운 도전

(일러스트 윤민철)
(일러스트 윤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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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0일 후 저는 수십 년 몸담았던 교직 생활을 마치고 자연인이 됩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36년의 교직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며 가슴이 뭉클해지고 벅차오릅니다. 평교사로 시작해 지금의 교육장이 되기까지 수많은 사연이 있었습니다. 특히 두 번의 해외 파견은 교직에 갇혀 있던 저에게 넓은 세상을 향한 시야를 열어주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힘들고 고단했던 날들도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즐겁고 행복했으며 보람도 많이 느꼈습니다.

이제 몇 년 후면 오롯이 ‘사람 김선경’이라는 타이틀로 인생 2막을 맞이하게 됩니다. 약간은 낯설지만 설렘과 기대가 더 큽니다.

그동안 나만의 제2의 인생을 꿈꾸며 여러 가지 도전을 하고 준비도 해왔습니다. 윤리, 일본어, 상담 및 임상 심리, 통합 예술치료 등 다양한 분야를 전공했고, 관련 자격증도 다수 취득했습니다. 현재 ‘마음돌봄 자기성장 교육연구회’를 운영하며 교직자들과 함께 자신의 심리적·신체적 건강을 돌보고 현재의 일에서 의미를 찾으며, 나아가 자기 성장 속에서 체계적인 생애 설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제, 준비해왔던 이 모든 것을 엮어 나만의 미래 세계를 멋지게 구축해보려고 합니다.

첫째, 다양한 댄스를 배우고 싶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고전무용을 했고, 춤추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서도 고전무용, 살사댄스, 라인댄스 등을 배웠습니다. 건강에도 좋고 나의 감정을 온전히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댄스를 배워 다양한 무대에서 멋지게 춤을 추면서 노후를 유쾌하게 보내고 싶습니다.

둘째, 단역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중·고등학교부터 대학교 때까지 연극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퇴직 후 단역에 도전하면서 새로운 연기 인생을 사는 분들을 매체에서 접하고는 합니다. 이런 분들을 보면서 용기를 내어 저도 단역 오디션을 보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작은 역할이라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꼭 이루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셋째, ‘세계테마기행’에 출연해보고 싶습니다. 교직 생활 중 ‘세계테마기행’ 출연을 꿈꾸며 EBS에 문의한 적이 있습니다. 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10일 정도의 촬영 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포기한 적이 있는데, 퇴직 후에는 꼭 한번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소개하고 싶은 나라도 이미 정해놓았습니다. 이 나라를 재미있고 흥미롭게 소개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호기심과 감동을 주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습니다.

넷째, 세계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교직 생활 동안 아주 운 좋게 두 번의 해외 파견 경험을 했고, 거기에서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활발하게 교류도 했습니다. 많은 나라를 즐겁게 여행하면서, 유튜브를 통해 중장년층에게 안전하고 여유롭게 해외여행을 즐기는 사례를 소개해주고 싶습니다. 또한 남미와 크루즈 여행 등을 할 때는 배운 다양한 댄스를 현지인들과 함께 추며 삶의 활력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다섯째, 통합 예술치료로 상담도 하고 강의를 하면서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습니다. 대학원에서 상담 및 임상 심리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아울러 통합 예술치료로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학교에서 근무할 때는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학생·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대면 상담을 했고, 또한 교육청 직속 기관에서 선정한 상담사로 활동하며 교직원들에게도 상담을 실시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원에서 배운 이론과 접목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안해 수십 차례 강의도 했고, 나름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퇴직 후에도 지금까지 해온 경험을 살려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상담도 하고 강의를 하면서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여섯째, 생애 설계 전문가와 라이프 코치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대학원에서 일본어 교육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4년 6개월 동안 일본에서 파견 근무를 했습니다. 그때 우리나라보다 초고령사회를 빨리 겪으며 이에 대한 여러 가지 대비책을 마련한 일본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따라서 퇴직 전후에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사람들(특히 교직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그들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제 주변에는 교직에 근무하면서, 또한 퇴직을 앞두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막막해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분들에게 현직에 있으면서 미리미리 자신의 생애 주기에 맞는 진로를 탐색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마인드 제고뿐 아니라 실질적 준비까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러한 활동으로 미약하지만 사회에 조금이라도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면 보람된 인생 2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인생 후배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책을 출판해보려고 합니다.

저를 포함해 우리 주변에는 이러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 이러한 고민 없이 주어진 일에 허덕거리며 달리다 보면, 어느덧 정년이라는 세월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퇴직 후 아무 준비 없이 세상에 내던져져 황망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 주변의 퇴직자들을 보곤 합니다. 그래서 재직 중에 나름 퇴직 후의 삶을 준비해왔던 나의 경험을 담아 책으로 세상에 내놓고, 이러한 나의 도전과 노력이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 한 번 주어진 인생이기에 저는 늘 ‘나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며 나와의 깊은 대화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더더욱 기대수명이 100세 이상으로 늘어난 현대 사회에서는 주어진 인생을 긴 호흡으로 준비하며 생애주기별로 삶을 설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렘과 기대가 가득합니다. 나에게 이러한 멋진 꿈들이 있기에 현재의 직장 생활도 보람되고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행복하고, 퇴직 후가 두렵지 않습니다.

제가 계획하고 있는 많은 꿈들을 생각하며 벅찬 가슴으로 오늘 하루도 힘차게 출발하는 저는 영원한 리-드리머(Re-Dreame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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