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후 인기몰이 나선 김수찬… “늘 감싸주는 팬들 감사해”
전역 후 해를 거듭하며 한창 도화선에 불을 댕기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수찬. 푸른 용을 지나 뱀의 해를 맞이하며 건네는 연말 인사.
오늘 현장에서 착용한 옷들이 ‘프린수찬’이라는 별명과 굉장히 잘 어울렸어요. 촬영하면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요?
이런 진중한(?) 느낌의 화보는 처음이에요. 방송에서는 대부분 밝고 장난스러운 모습만 보여드렸으니 이번 기회를 통해 색다른 모습을 연출해봤는데, 의도대로 됐는지 잘 모르겠어요.
해당 별명으로 불리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TV조선 노래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에서 워낙 왕자 같은 의상을 즐겨 입어서인지 자연스레 제 이름 수찬과 합쳐 그렇게 불리게 됐어요. 사실 ‘프린수찬’은 프로그램 출연 전에, 예전 소속사 팀장님이 지어주셨지만요.
노래 경연 프로그램을 비롯해 여러 예능을 통해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수 인생에 변곡점이 된 프로그램을 꼽아주세요.
대부분 ‘미스터트롯’이라고 생각하실 거예요. 물론 맞아요. 모든 프로그램 하나하나가 다 의미 있고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이었으니까요.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전국노래자랑’이요. 아마추어 시절의 김수찬이 해당 프로를 통해 멘토 남진 선생님과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에요.
본업에 대한 얘기를 더 해볼까요. 학창 시절 가수 남진의 무대에 매료돼 하루 4~5시간씩 그를 연구했다고 들었어요. 어린 나이에 트로트라는 장르에 꽂힌 이유가 있나요?
트로트가 특별하게 좋은 이유는 꼽기가 힘들어요. 남진 선생님의 영향력이 가장 컸습니다. 선생님 무대를 TV로 처음 접했던 그날의 신선한 충격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어요. 지방을 돌며 공연 서너 개를 소화하고 나서도 노래방에 가서 부르는 정도니까, 어느 정도 설명이 되겠죠? 어떤 장르보다 폼 나고 멋있고 반주만 들어도 가슴 뛰는, 희로애락이 담겨 있는 장르라고 느껴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 올라온 영상 속 댓글들을 보면 ‘끼 부자’라는 반응이 빠지지 않아요. 능숙한 무대 매너는 물론이고 모창과 성대모사에 자부심을 느끼는 팬들, 유쾌함을 느끼는 대중들을 발견할 수 있죠.
모든 면에서 만능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모창이나 성대모사는 평소 김연자, 남진, 주현미, 진성, 태진아 선생님 등 선배들의 영상을 자주 찾아보고 연구한 결과예요. 창법이나 말투같이 세세한 특징까지 알게 되더라고요. 지인들에게 성대모사를 보여주고 반응이 좋으면 방송에서도 시도해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본인만의 장점이 있을 것 같아요.
때때로 부정적인 생각이 들더라도 그 또한 인정하려는 태도요. 긍정이 있으면 그에 비례하는 부정도 있겠지만, 단점 또한 인정하는 순간 단점이 아닐 수 있다고 여기거든요. 마음과 생각이 현실을 창조하는 거죠. 내 자신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면 오히려 편해지기도 하고요.
활동하면서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에 부칠 때는 언제였나요?
금방금방 잘 잊어버리는 편이라 크게 힘들다는 생각을 안 해봤어요. 이럴 때는 기억력이 좋지 않은 게 단점이자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사실 타인이 편협한 오해와 잣대로 매도해도 모든 걸 다 설명할 수 없을 때는 답답하고 화가 나기도 해요. 그런 날은 저의 인생 선배이자 또 다른 멘토, 주현미 선생님의 말씀을 새깁니다. 연예인은 언제나 가십거리의 대상이니 즐기라고, 누가 뭐래도 자신을 믿고 정진하라고요. 정말 큰 힘이 되었답니다.
전국 방방곡곡 어떤 행사든 찾아가는 걸로 알아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나요?
가장 호응이 좋았던 공연, 기억에 남는 공연을 꼽아달라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는데요. 소중한 시간을 내어 찾아주신 팬, 관객들이 서운할 수 있기에 답하기 어려워요. 개인적으로 노래 부르는 걸 원체 좋아해서 정적인 현장에서도 최선을 다해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합니다. 앞으로 공연장에서 저를 보신다면 각인될 만한 더 격한 호응 부탁드려요!
모든 가수가 그렇듯이, 공연 전 반드시 지키는 루틴 하나쯤 있을 것 같아요.
무대 오르기 전 양치를 해요. 입이 상쾌해야 목도 뚫리는 느낌이 들어서요. 더불어 꼭 챙기는 물건들을 넣은 ‘루틴 주머니’가 있어요. 그 속에는 립밤, 구강 청결제, 스프레이형 프로폴리스, 면봉 등이 들었죠. 무대 오르기 전에 한 번씩 사용하는 편이에요.
어딜 가든 팬클럽 ‘차니사랑’이 자리하고 있어 든든하겠어요.
한결같은 분들이에요.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어떠한 상황이 닥쳐도 언제나 편이 돼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굉장히 큰 힘이 돼요. 가십거리와 성급한 판단이 휩쓰는 연예계에서 장점만 부각해 봐주고, 단점은 덮어주려 하죠. 사랑으로 허다한 허물을 덮는다는 말처럼요. 오래오래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멋진 노래 많이 들려드리는 게 차니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해요. 항상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차니사랑에 오늘도 감사한 김수찬입니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직업인으로서 여전히 고민되는 지점이 없진 않을 텐데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대중이 좋아하는 것, 그 교집합을 찾는 것이 고민이라면 고민이겠죠. 하지만 무엇이든 꾸준히 즐기면서 ‘롱런’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요. 감사하게도 지금은 김수찬을 많이 찾아주셔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중입니다. 컨디션 관리가 관건이라 건강식품 잘 챙겨 먹고 있어요.
앞으로 트로트 외에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나요?
드라마 OST나 발라드도 기회가 된다면 불러보고 싶은데, 조만간 기회가 오지 않을까요? 몇 년째 바라기만 할 뿐이지만요. 하하.
시간이 흘러 40대, 50대, 60대의 김수찬은 어떨까요?
지금과 같이 변함없이 밝고 바라만 봐도 웃음이 절로 나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가수였으면 합니다. 무대에서 가장 행복한 모습을 하고 있으면 좋겠어요.
2024년의 끝자락이에요. 2025년을 앞두고 소회를 밝히자면요?
전역 후 무사히 잘 달려왔네요. 아직 저를 못 보신 분들도, 존재를 모르셨다가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통해 알게 되신 분들도 있을 거예요. 열심히 활동한다고 했지만 시청률 100% 프로그램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평생 열심히 뛰어야 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입니다. 예전엔 무대에서 내려오면 항상 아쉬웠던 부분만 떠올리며 스트레스를 받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미 스스로 잘 알고 있고 지나간 실수는 되돌릴 수 없기에, 만족하는 법을 배웠답니다. 반응 좋았던 부분, 위트 있었던 멘트를 곱씹다 보니 다음 무대가 더 좋아지더라고요. 여러분도 2024년 아쉬웠던 점이 있겠지만 좋았던 추억, 잘 이뤄낸 결실부터 떠올려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새로이 다가오는 2025년 역시 만족스러운 한 해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Bravo Question - 나에게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은?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요. 연예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죠. 그러다 보니 자괴감이나 상실감에 빠질 때가 종종 있어요. 그만큼 자신감·자존감을 챙기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야 좋은 노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