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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형’ 팀장은 옛말… 일하고 싶게 만드는 리더의 비밀

기사입력 2024-06-20 08:21

[명사와 함께하는 북인북] ‘요즘 팀장의 리더 수업’ 이민영 작가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세기말인 1999년, 10년 뒤인 2009년에 이루어질 기술적 진보 열두 가지를 예측했다. 하지만 2012년 미국 잡지 ‘포브스’의 분석에 따르면 그의 발표 중 실제로 실현된 건 단 한 가지였다. 이렇게 예측하기 힘든 세상 속에서 조직 또한 직급 체계를 없애거나 새로운 문화를 만들며 부지런히 변화해왔다. 그럼에도 계속 살아남은 직책이 하나 있다. 바로 팀장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브라보 마이 라이프)

회사의 특성이나 업무에 따라 다르겠지만 팀장은 거의 모든 조직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이민영 작가는 20년 넘도록 HRD(인적자원개발) 분야를 연구하면서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SKT, 국민은행, 금융감독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등 많은 기업의 팀장을 만났다.

그러나 모두가 좋은 팀장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었다. 그동안 쌓아온 성과를 바탕으로 본인의 패턴을 고수하는 A, 성과에 대한 조급함 탓에 팀원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하는 B, 저성과자 관리에 골머리를 앓는 C 등 다양했다. 공통적으로는 시대가 변하면서 과거의 팀장에게 보고 배웠던 리더십으로는 팀을 이끌 수 없다는 어려움을 토로했단다. 이들의 멘토가 되어 해준 조언을 모아 정리한 책이 ‘요즘 팀장의 리더 수업’이다. 더 나은 팀을 만들기 위해 리더십을 발휘하고픈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좋은 팀장이란

“좋은 팀장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역할의 구체적인 정의를 내리고,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배달의민족 창업자 김봉진 의장도 창립 초기 직원들에게 좋은 회사란 무엇인지 물어봤다고 해요. 좋은 회사를 원했지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호했던 거죠. 단순히 능력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팀장은 ‘관리자’이고, 팀장의 역할은 ‘관리’예요. 팀 관리, 팀원 관리, 자기 관리가 본질적인 역할입니다.”

단순히 지시하고 감독하던 ‘과거 팀장’과 달리 ‘요즘 팀장’은 팀 대표, 조정자, 멘토 및 코치로 범위가 확대됐다. 팀의 정체성을 확립한 뒤 공통의 성과에 대해 고민하고, 구성원이 업무를 잘 해낼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의 입장을 공감하고 마음을 얻어야 한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브라보 마이 라이프)

히딩크의 리더십

이 작가는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 성적인 4강 신화를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을 좋은 팀장의 예로 꼽았다. 히딩크 감독은 팀 선수들의 성격과 심리 상태를 꿰뚫고, 확실한 동기부여를 통해 자신감과 성취욕을 끌어내려 노력했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 활약했던 박지성 전 축구선수는 “감독과 선수 관계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 간의 소통을 했다”며 “감독님을 위해 뛰어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팀원에게 동기부여를 하려면 말로만 ‘파이팅’을 외치며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목표를 설정해주고 성취감을 경험하게 해줘야 해요. 업무 시간을 활용한 원온원(일대일 면담)을 권합니다. 점심시간 등 휴게 시간에 한다거나 개인적인 사정을 묻는 건 추천하지 않아요. 조직에서 어떤 모습을 기대하는지,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바가 무엇인지 등을 듣고 업무와 이어주는 게 핵심입니다. 업무 목표를 달성했을 때는 인정과 함께 명확하고 객관적인 피드백을 해야겠죠. 그렇게 신뢰를 쌓는 겁니다.”

▲이민영 작가의 저서와 사인(그래픽=브라보 마이 라이프)
▲이민영 작가의 저서와 사인(그래픽=브라보 마이 라이프)

무게를 견뎌라

‘내가 슈퍼맨도 아니고, 어떻게 다 잘하라는 거지?’라는 억울한 마음이 들 수 있다. 자신만 뺀 몇몇 팀원이 모여 있는 장면을 목격하면 ‘내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생길 테다. 하지만 팀장은 외로운 자리라는 사실을 견뎌야 한다. 관리자 권한을 갖게 되는 순간, 그 의사결정은 팀원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준다. 팀원들은 당연히 좋은 일보다 나쁜 일에 더 민감하다.

이 작가에 따르면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팀장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해요?’, ‘조금 더 살펴보고 결정할까요?’, ‘모르는 일인데요. 제가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잖아요’ 등의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혼자만의 의견이 될까 봐, 많은 사람이 동의했으면 하는 생각에, 자신의 결정에 확신을 갖지 못해서다.

“당연히 팀장이 모든 책임을 짊어지는 건 무자비한 일입니다. 구성원 역시 그를 적극적으로 도와야 해요. 구글에서 ‘탁월한 팀은 무엇이 다를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 프로젝트를 5년 동안 진행한 결과, 탁월한 팀에는 ‘팀 내 규칙’과 ‘심리적 안전감’(팀에 속한 개인이 비판이나 처벌에 대한 두려움 없이 안전하게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심리적 상태)이 존재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해요. 구성원 모두가 합의해 선호하는 업무 방식, 원하는 피드백의 정도 등을 정해보세요. ‘우리 팀 회의 규칙 다섯 가지’, ‘편안함을 주는 원온원 규칙 세 가지’ 등으로 말이에요. ‘우리’에게 맞는 규칙을 꾸려가다 보면 어떠한 도전도 함께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픽=브라보 마이 라이프)
(그래픽=브라보 마이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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