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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와 분석한 중장년 취향 밀키트, “염분 조절 어려운 점 아쉬워”

기사입력 2023-08-28 08:54

시중 밀키트 4종 비교… 취향 반영 가능하게 고려되야

▲(왼쪽부터)강경희 한국폴리텍대학 서울강서캠퍼스 외식조리과 신중년 특화과정 수료. 한식 조리기능사 자격증 보유. 손미자 원장 ‘조리기능장 요리조리 쿠킹클래스’ 운영. 조리기능장 국가자격증 취득 과정을 중심으로, 폐백·이바지, 궁중음식 등의 한국 전통 조리 과정, 창업 및 소상공인 교육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전현진 교수 한국폴리텍대학 서울강서캠퍼스 외식조리과(한식조리) 교수. 박선의 한국폴리텍대학 서울강서캠퍼스 외식조리과 신중년 특화과정 수료. 한식·양식 조리기능사 자격증 보유. 요리 앱 ‘만개의 레시피’ 에디터로 활동 중. (손효정 기자 )
▲(왼쪽부터)강경희 한국폴리텍대학 서울강서캠퍼스 외식조리과 신중년 특화과정 수료. 한식 조리기능사 자격증 보유. 손미자 원장 ‘조리기능장 요리조리 쿠킹클래스’ 운영. 조리기능장 국가자격증 취득 과정을 중심으로, 폐백·이바지, 궁중음식 등의 한국 전통 조리 과정, 창업 및 소상공인 교육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전현진 교수 한국폴리텍대학 서울강서캠퍼스 외식조리과(한식조리) 교수. 박선의 한국폴리텍대학 서울강서캠퍼스 외식조리과 신중년 특화과정 수료. 한식·양식 조리기능사 자격증 보유. 요리 앱 ‘만개의 레시피’ 에디터로 활동 중. (손효정 기자 )

바야흐로 ‘밀키트 전성시대’다. 지난 4월 시장조사 전문기업 트렌드모니터 엠브레인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소비자 1000명 중 89.5%는 밀키트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었다. 대한민국 10명 중 9명이 밀키트를 사 먹었다는 의미다. 특히 50대에서 구매 경향이 가장 높았는데, 그 이유는 ‘식사 준비 부담을 줄이고 싶어서’(63%)로 나타났다. 정말 대중의 인식대로 밀키트는 간편하고 요리하기 쉬울까. 요리에 일가견 있는 독자들과 밀키트 요리를 함께 해보고, 장단점과 주의점 등을 짚어봤다. 다만 여기서 나온 의견이 정답은 아니기에 참고 정도만 하길 바란다.

밀키트 요리 비교 체험은 7월 14일, 인천 부평구 ‘조리기능장 요리조리 쿠킹클래스’에서 진행됐다. 손미자 원장과 함께 전현진 한국폴리텍대학 교수, 한식 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박선의·강경희 씨가 중년을 대표해 요리에 나섰다. 메뉴는 총 4종으로 밀키트 대표 브랜드 제품으로 선정했으며, 한식, 중식, 양식으로 다양하게 구성했다.

▲(위)‘바질크림 빠네파스타’, ‘소고기두부전골’ (아래)‘고추잡채와 꽃빵’, ‘감바스 알 아히요’ 밀키트(손효정 기자 )
▲(위)‘바질크림 빠네파스타’, ‘소고기두부전골’ (아래)‘고추잡채와 꽃빵’, ‘감바스 알 아히요’ 밀키트(손효정 기자 )

본격적인 요리에 앞서 참가자 4명의 밀키트에 대한 인식이 궁금했다. ‘밀키트를 만들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4명 모두 ‘있다’고 답했다. 손미자 원장과 전현진 교수는 요리 연구 목적으로 밀키트를 구입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중년 여성인 박선의 씨와 강경희 씨는 자녀 양육과 살림을 맡아 밀키트를 사 먹는다고 밝혔다. 주기는 박 씨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강 씨는 일주일에 한 번꼴이었다.

박선의 씨는 재료가 많이 필요한 짬뽕을 구입해 먹어봤을 때 만족감이 높았다고 말했다. 강경희 씨 역시 재료 준비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월남쌈과 밀푀유나베를 주로 구입해 먹는 편으로, 밀키트에 대한 만족도가 4명 중에서 가장 높았다. 강 씨는 “전처리(요리하기 전 채소를 다듬고 자르는 일)가 되어 있어 조리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음식물 쓰레기가 적어서 좋다”고 밀키트의 장점을 얘기했다.

또한 박선의 씨와 강경희 씨는 “주변 지인들을 생각해 보면, 바쁜 워킹맘이 밀키트를 자주 이용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퇴근 후 집에 와서 요리하기 피곤하고 번거로운 상황에서 밀키트가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손미자 원장은 “지금은 특정 누군가가 아니라 누구나 한 번씩 밀키트 이용에 도전해보는 것 같다. 식재료비가 너무 많이 오른 상황에서 비용도 절감되고, 시간도 절약되고, 간편하다는 장점이 따른다. 다만 밀키트를 고를 때 젊은 층은 끼니 해결이 주목적이고, 중년층은 맛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고추잡채와 꽃빵’부터 ‘소고기두부전골’까지

이날 요리해본 밀키트 4종은 마이셰프의 ‘고추잡채와 꽃빵’, 프레시지의 ‘바질크림 빠네파스타’, 피코크의 ‘감바스 알 아히요’, CJ 쿡킷의 ‘소고기두부전골’이다. 각각의 레시피대로 조리한 후 시식하면서 그 과정에서 느낀 점, 밀키트에 대한 평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고추잡채와 꽃빵(마이셰프)] 강경희 요리, 손미자 지도. 가격 1만 3900원/ 670g(2인분). 재료 : 돈후지채, 표고버섯, 죽순, 양파, 청양고추, 홍파프리카, 청피망, 소스, 고추기름, 꽃빵(손효정 기자 )
▲[고추잡채와 꽃빵(마이셰프)] 강경희 요리, 손미자 지도. 가격 1만 3900원/ 670g(2인분). 재료 : 돈후지채, 표고버섯, 죽순, 양파, 청양고추, 홍파프리카, 청피망, 소스, 고추기름, 꽃빵(손효정 기자 )

중식인 ‘고추잡채와 꽃빵’을 조리한 강경희 씨는 “재료 손질을 하나하나 다 해야 해서 번거로울 수 있지만, 직접 요리하는 기분이 들어서 뿌듯했다”며 소감을 얘기했다. 손미자 원장은 “소스를 한 번에 넣지 말고 나눠서 넣으면 간이 더 잘 배고 향미가 풍부해진다”고 팁을 전했다. 맛은 식당에서 먹는 것과 비슷했는데, 전현진 교수는 “일반 소비자는 기억 속 맛과 비슷하면 맛있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바질크림 빠네파스타(프레시지)] 박선의 요리, 전현진 지도. 가격 1만 900원/ 636g(2인분). 재료 : 건면, 크림소스, 수프볼, 바질페스토, 양파와 마늘, 허브솔트, 파르메산치즈 (손효정 기자 )
▲[바질크림 빠네파스타(프레시지)] 박선의 요리, 전현진 지도. 가격 1만 900원/ 636g(2인분). 재료 : 건면, 크림소스, 수프볼, 바질페스토, 양파와 마늘, 허브솔트, 파르메산치즈 (손효정 기자 )

프레시지의 ‘바질크림 빠네파스타’(양식)는 ‘귀찮아서 대충 해 먹었다’는 온라인 후기가 입증하듯 재료 손질부터 마지막 플레이팅 작업까지 손이 많이 갔다. 더불어 조리를 담당한 박선의 씨는 ‘짠맛’을 잘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파스타 양이 많은 것은 좋았지만, 동봉된 허브솔트를 2/3 정도밖에 안 썼는데도 짭짤하다. 보통은 허브솔트를 다 쓸 텐데, 그러면 너무 짤 것 같다”면서 좀 더 자세한 레시피의 필요성을 얘기했다.

▲[감바스 알 아히요(피코크)] 박선의 요리, 전현진 지도. 가격 1만 900원 / 636g(2인분). 재료 : 건면, 크림소스, 수프볼, 바질페스토, 양파와 마늘, 허브솔트, 파르메산치즈 (손효정 기자 )
▲[감바스 알 아히요(피코크)] 박선의 요리, 전현진 지도. 가격 1만 900원 / 636g(2인분). 재료 : 건면, 크림소스, 수프볼, 바질페스토, 양파와 마늘, 허브솔트, 파르메산치즈 (손효정 기자 )

피코크의 ‘감바스 알 아히요’(양식)는 탱글탱글하고 신선한 새우가 많이 들어 있어 좋은 평을 받았다. 박선의 씨는 “처음에 새우 손질할 때 물총 제거를 해야 하는데, 요리에 관심이 없거나 레시피를 꼼꼼히 보지 않으면 모르고 넘어갈 것 같다”며 느낀 점을 말했다. 그 외의 조리 과정은 양식답게 쉬운 편이었다.

▲[소고기두부전골(CJ 쿡킷)] 강경희 요리, 손미자 지도. 가격 2만 4800원/ 1480g(3인분). 재료 : 소고기, 전골용 간장양념, 사골농축소스, 대파, 애호박, 새송이·애느타리·팽이버섯, 배추김치, 다진 마늘, 당면, 두부 등 (손효정 기자 )
▲[소고기두부전골(CJ 쿡킷)] 강경희 요리, 손미자 지도. 가격 2만 4800원/ 1480g(3인분). 재료 : 소고기, 전골용 간장양념, 사골농축소스, 대파, 애호박, 새송이·애느타리·팽이버섯, 배추김치, 다진 마늘, 당면, 두부 등 (손효정 기자 )

마지막으로 한식인 CJ 쿡킷의 ‘소고기두부전골’은 두부를 제외한 재료가 모두 잘라져 있다. 즉 두부만 자르면 재료 준비가 끝난다. 조리 과정 자체는 재료를 넣고 끓이면 되니까 어렵지 않았지만, 정성이 요구되는 음식이었다.

더불어 손미자 원장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냄비에 재료를 예쁘게 담는 방법을 알려줬다. 중심부에 고기를 담고 두부를 감싸듯 놓아 꽃을 만들고, 테두리에는 흰색과 초록색 채소를 번갈아 놓는 것이다. 손 원장은 “요즘은 SNS를 활용하는 분이 많아 음식 데커레이션이 중요해졌다. 귀찮아하지 않고 많이 따라 하신다”고 말했다.

▲손미자 원장과 강경희 씨(손효정 기자 )
▲손미자 원장과 강경희 씨(손효정 기자 )

표준 레시피 마련, 염분 주의해야

“‘기호에 따라’는 어느 정도인가요? 요리할 때 가장 어렵게 느껴졌어요!”

‘일일 밀키트 요리사’ 박선의 씨와 강경희 씨는 전반적인 조리 과정은 쉬웠으나 ‘기호에 따라’라는 표현은 난해했다고 토로했다. 꼭 따라 할 필요는 없지만, 밀키트는 레시피가 정해져 있다. 그러나 ‘기호에 따라’는 정량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어려웠다는 의견이었다.

전현진 교수는 “초보자일수록 정확한 레시피가 없으면 어려워한다. 각 밀키트에 ‘표준 레시피’를 기재해줬으면 좋겠다. 표준 레시피란 이대로 요리하면 가장 맛있다는 것이다. 소금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표준 레시피’, ‘짜게 먹고 싶은 경우’, ‘담백하게 먹고 싶은 경우’ 등이 적혀 있으면 소비자가 느끼기에 밀키트의 장점이 보강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현진 교수와 박선의 씨(손효정 기자 )
▲전현진 교수와 박선의 씨(손효정 기자 )

손미자 원장은 밀키트에 염분 함량이 높은 것을 우려하며, ‘저염식’ 식사가 가능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손 원장은 “밀키트의 소스나 양념에는 조미료 MSG(글루탐산나트륨)가 많은 편이다. 밀키트를 자주 먹어서 짜고 단 음식에 중독되면 살도 찌고 고혈압·당뇨병 등 건강상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밀키트의 염분 성분 문제는 공론화되어 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4개 제품군(감바스 알 아히요 제품군 22개, 부대찌개 33개, 불고기전골 23개, 짬뽕 22개)의 총 100개 제품의 영양성분을 분석한 결과, 51개 제품에서 1인분 나트륨 함량이 세계보건기구(WTO) 1일 나트륨 섭취 기준치(2000㎎)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는 1일 기준치를 두 배 이상 초과했다. 소비자단체는 밀키트 영양성분 표시 의무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날 체험을 통해 밀키트에서 소스 또는 양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맛을 좌우하기도 하고, 염분이 많아 우리 몸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밀키트를 조리할 때 자신의 입맛이나 건강을 생각하며 조절하는 것이 좋겠다. 결국 기호에 따르라는 말인데, 그 기준점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사회 전반의 흐름도 엿볼 수 있다. 밀키트 업체는 이러한 분위기를 고려해 친환경적인 밀키트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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