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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힐링] 아빠, 저 나무는 왜 우물에 갇혔죠?

기사입력 2014-03-17 08:48

요새 7살 된 아들의 다리에 힘이 부쩍 들어갔다. 저번 태권도도장에서 칭찬스티커를 받았다고 자랑을 해서 무엇 때문에 받았냐고 물어보니 발차기를 잘해서라고 씩씩하게 대답한다. 그래서 손바닥을 대보니 고함인지 기합인지 모를 이상한 소리와 함께 발차기를 하는데 손바닥이 제법 아려왔다. 때리는 힘은 어느 정도 된 것 같은데, 지구력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가까운 동네 뒷산에 가기로 하였다. 신나게 앞장서서 걸어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걷고 있는데, 갑자기 아들이 뒤돌아 뛰어오면서 내 손을 잡아끈다. 그리고 신규로 식재된 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 저 나무는 왜 우물에 갇혔냐고 물어본다.

사진에 보이는 식재지는 과거 묘지가 있었던 자리로 보인다. 묘지를 이장하고 관리차원에서 나무를 식재한 곳인데, 아들 눈에는 주변 석축으로 인해 나무가 우물안에 있다고 생각했다. 비록 과거 묘지였지만, 혹은 묘지가 아니었다 해도 석축이 아니었으면 저 정도의 경사지에는 성목을 심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교목의 경우는 1:2이상의 경사만 되어도 식재부적지이다. 왜냐하면, 식재후 약간의 문제(산사태, 강우에 의한 쇄굴 등)만 있어도 뿌리분이 흔들리거나 뿌리가 공기중으로 노출되기에 고사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재지 주변으로 성토나 절토를 하여 경사를 완만하게 한 후 식재를 하여야 수목의 활착율을 높일 수 있다.

기존 수목 주변으로 성토나 절토를 하게 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성토를 하는 경우 계획고가 기존지반보다 높아져 수목의 밑둥이 흙에 묻히게 되면 이로 인하여 뿌리호흡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고 그러면 고사하게 되는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수관폭의 1/2~3/4만큼은 남겨두고 그 주위로 수목의 밑둥이 흙에 묻히지 않도록 비탈면이나 석축등을 조성하여 수목에 공기나 수분, 양분등이 잘 공급되도록 해야 한다. 또 수목 주변으로 절토를 하는 경우 기존 수목의 뿌리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수목의 수관폭 아래부분은 지형 변화를 최소화하고 깍은 부분은 완경사면이나 석축을 조성해 토사유출을 최소화한다. 또 수목을 보호하기 위하여 절토 높이는 1.5m이하로 해야 한다.

이렇게 기존 수목주변으로 성토나 절토를 해서 나무수세에 손상을 끼쳤을 경우 수목상태를 봐서 가지치기, 약제 살포, 수간주사, 방진막설치 등의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밖에 배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기존 수목 주변으로 유공관을 설치하거나 통기관을 설치해서 뿌리호흡을 돕고 토양의 보습성을 높여서 나무의 활력을 높이는데 주력하여야 한다.

“나무주변에 있는 저 돌들은 나무 주변 땅들을 평평하게 해주려고 놓인 거란다. 민재도 땅이 기울어져 있으면 서있기 힘들잖아. 나무도 마찬가지란다. 그리고, 비가 왔을 때 나무주변의 흙들이 휩쓸려 나가서 뿌리가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란다.” “아빠 저 나무는 저번에 알려주었던 나무목발이 있는 것으로 봐서 심은지 얼마 안 되었나 보다. 히히. 나 잘알지.” 나이 한 살 먹었다고 제법 대화가 되니 기분이 좋다.

<트리디비 유통사업부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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