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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비대 이성희 교수가 지적하는 英 황혼육아 쟁점 3가지

기사입력 2022-11-25 09:15

“육아 문제 결국 가정으로 환원, 구조적 맥락 정책 반영돼야”

▲영국 현지에서 만난 이성희 더비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문혜진 기자 hjmoon@)
▲영국 현지에서 만난 이성희 더비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문혜진 기자 hjmoon@)

이성희 영국 더비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정책의 대상이나 유무를 떠나 먼저 가정 내 또 다른 여성(할머니)으로 전가되는 육아의 굴레에 대해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영국은 전형적인 시장 중심의 복지국가입니다. 노동시장에서 유급 노동과 비공식 돌봄의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맞벌이 부부가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건 조부모, 특히 할머니의 무급 노동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결국 돌봄의 책임이 국가나 사회가 아닌 가정 내 또 다른 여성으로 환원된 셈이죠. 이러한 구조를 먼저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해야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교수는 사회정책학자로서 조부모 대상의 육아 정책을 마땅히 지향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영국 사회에서 황혼육아에 대한 논의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이성희 교수는 "돌봄 책임을 국가아닌 가정 내 또 다른 여성에게 전가하는 구조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혜 기자)
▲이성희 교수는 "돌봄 책임을 국가아닌 가정 내 또 다른 여성에게 전가하는 구조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혜 기자)

“첫째, 조부모의 육아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증가시키는 데 아주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영국 여성 노동시장 참여율은 2014년에 74%까지 증가했는데, 이것을 가능케 한 것이 바로 조부모 육아라는 경험적 연구 사례가 있습니다. 둘째, 영국의 비싼 보육료입니다. 일반적으로 한 아이당 월 보육료만 1000파운드(약 162만 원) 이상 든다고 해요. 여성들이 노동시장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데 보육 비용은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경제적 문제 역시 조부모를 통해 해결하는 상황이죠. 셋째, 국민연금 크레디트 기간의 증가입니다. 2016년 이후 기존 30년에서 35년으로 기간이 늘어나며, 많은 중년 여성이 자신의 연금을 올리기 위해 손주 돌봄에 나섰습니다. 이러한 세 가지 맥락에서 영국의 황혼육아를 짚어볼 필요가 있어요.”

▲영국 현지에서 만난 이성희 더비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문혜진 기자 hjmoon@)
▲영국 현지에서 만난 이성희 더비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문혜진 기자 hjmoon@)

실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만 봐도 조부모의 우울도 증가 및 체력 저하 등 부정적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영국에서의 황혼육아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연금 혜택 등의 정책이 일조했으리라 추측하면서도, 이 결과에 마냥 만족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마 손주 돌봄을 통해 얻는 정책적 혜택이 전혀 없었다면, 거기서 오는 경제적 박탈감 등이 생겼을 수도 있어요. 물론 그밖의 심리적 웰빙을 측정하긴 어렵지만, 그 덕분인지 대체로 영국 노인들의 황혼육아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해요. 다만 미디어를 통해 이러한 효과를 부각하면서 공보육에 대한 지원보다는 가정 내 조부모를 통해 여성 노동시장을 끌어올리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이러한 제도는 여유 있는 중산층이라면 유익하지만, 저소득층의 경우에는 연금 혜택보다는 당장의 육아수당이나 다른 지원책이 절실할 수 있어요. 이처럼 조부모 관련 정책이 있다고 단순히 좋다 나쁘다를 논하기보다는 그 적절성이나 구조적 허점 등에 대해 고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지 취재=영국 더비)


| 언론진흥재단 지원 특별기획 4부작 |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

본지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저출산 고령화 시대 황혼육아 문제 해법 제시를 위한 특별 기획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를 4개월에 걸쳐 연재로 발행합니다. 제1부 '서베이로 본 황혼육아 현주소', 제2부 'K-황혼육아 정책 어디까지 왔나?', 제3부 '독일ㆍ영국 황혼육아 선진 사례', 제4부 '금빛 황혼육아로 가는 길' 순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해당 기사는 오프라인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온라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홈페이지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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