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vs 클래식김문경 저
동녘·1만8000원
매년 연말에는 한 해를 따뜻하게 마무리해줄 클래식 공연들이 관객을 찾아온다.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아름다운 선율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지만, 곡이 만들어진 배경이나 작곡가에 대한 숨겨진 비화 등 관련 지식을 알고 나면 감상의 재미는 배가 된다. 올 연말 클래식 공연 관람을 앞둔 독자가 있다면, 이 책에 주목해보는 것도 좋겠다.
KBS 클래식 FM ‘생생클래식’에서 매일 쉽고 흥미롭게 클래식을 설명해준 김문경 음악칼럼니스트의 신간 ‘클래식 VS 클래식’은 클래식 음악의 여러 법칙을 ‘라이벌’ 구도로 해설한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과 슈만 ‘피아노 협주곡’을 통해 오케스트라에서 피아노 독주자가 등장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설명하고, 쇼팽의 ‘에튜드-흑건’과 모차르트 ‘작은별 변주곡’을 통해서는 검은 건반과 흰 건반의 차이를 분석한다.
클래식 ‘왕초보’라면 이마저도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저자는 두 음악을 단순히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차이를 대중가요, 영화, 소설 등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와 비유하며 이해를 돕는다. 예컨대 독주자가 화려한 기교를 부리는 ‘카덴차’를 기나긴 애드리브로 유명한 이승철의 ‘마지막 콘서트’에 빗대고, 클래식에서 첫 시작의 힘을 설명하기 위해 소설 ‘오만과 편견’,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을 인용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매력적인 이유는 독서와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데 있다. 각 장에 저자가 설명한 곡이 QR코드로 수록돼 있어 카메라를 갖다 대면 공연 실황 영상이 재생된다. “클래식 음악의 한복판에 직접 뛰어든다”고 표현한 저자의 말처럼 책을 펼치는 순간 공연장에 와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