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만 대표, 4월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

서승만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운영 구상을 밝혔다. 대표 레퍼토리 개발부터 국내외 협력 확대, 관객 참여 프로그램까지 영역을 넓혀 공연예술의 창작과 유통을 이끄는 공공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특히 중장년·시니어가 직접 무대에 서는 프로그램을 신설해 누구나 일상에서 예술을 즐기고 참여하는 ‘문화 놀이터’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서승만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는 22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서 대표는 지난 4월 취임했으며 임기는 3년이다.
서승만 대표는 MBC 코미디언으로 이름을 알린 뒤 방송과 공연 연출, 극장 운영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온 공연예술·콘텐츠 기획가다. 국민대학교에서 연극영화·영상미디어 학·석사와 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극단 상상나눔과 소극장 상상나눔씨어터 대표, 국민안전문화협회 회장, 행정안전부 홍보대사 등을 역임했다. 마당놀이 ‘온달아 평강아’, ‘뺑파전’과 뮤지컬 ‘노노이야기’, ‘터널’ 등을 연출하기도 했다.
서 대표는 “1982년 MBC 개그맨으로 데뷔한 이후 코미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마당놀이,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한 번도 문화예술과 떨어져 지낸 적이 없다”며 “많은 기자들 앞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게 돼 감사하면서도 긴장된다”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점이 정말 많지만 팀원들과 소통하면서 조금씩 채워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립정동극장은 한국 최초의 근대식 극장인 원각사의 복원 정신을 이어 1997년 재단법인으로 설립됐다. 전통예술을 비롯해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제작·선보이고 있으며, 근현대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정동의 역사·문화적 자산을 바탕으로 창작공연을 발굴·육성하는 등 공공극장으로서의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서 대표는 취임 이후 지난 5개월간 국립정동극장의 방향을 고민해왔다며 임기 중 추진할 다섯 가지 목표를 발표했다.
첫 번째는 국립정동극장만의 대표 레퍼토리 구축이다. 발굴·개발·제작·공연·재공연·유통·해외 진출로 이어지는 작품 지원 체계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웹툰·만화 등 다양한 원천 IP(지식재산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리딩 공연과 작품 개발을 거쳐 정식 공연으로 발전시키는 단계적인 제작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2022년부터 이어온 국립정동극장 세실 운영을 연장하고, 관객과 충분히 만나지 못한 우수 작품에 재공연 기회를 제공하는 ‘2차 제작 극장’ 역할을 지속한다.
서 대표는 “좋은 작품을 발굴하고 개발하는 것도 힘든 만큼 지속 가능하게 만들고 싶다”며 “국내에서 만들어진 좋은 작품이 국내에서만 끝나지 않고 해외 관객도 만날 수 있도록 K-공연의 글로벌 유통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고유의 예술적 가치 강화다. 전통예술을 보존·계승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시대적 감각을 더한 창작을 통해 예술단만의 정체성과 역량을 강화한다. 오는 12월 초연하는 ‘아리랑’을 비롯해 태백시와 함께 광부 이야기를 소재로 한 마당놀이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서 대표는 마당놀이를 “대한민국의 전통 뮤지컬”이라고 표현하며 발전 가능성을 강조했다.
세 번째는 국내외 예술 생태계와의 협력 확대다. 지역 공연장·문화예술기관과의 협업을 늘리고 해외 극장과의 교류도 본격화한다. 서 대표는 “서울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있는 전국 어디든, 해외 어디든 찾아가는 공연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지역 투어 공연장 수를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렸으며, 일본 세타가야 퍼블릭 시어터 등과의 국제 교류도 추진하고 있다.
네 번째는 ‘관객과 함께 성장하는 극장’이다. 공연을 보기 위해서만 찾는 공간을 넘어 일상에서 누구나 자연스럽게 찾아와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야외 프로그램과 북콘서트, 청년 예술가를 위한 무대 등을 확대하고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중장년·시니어 세대가 직접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시니어 아카데미’다. 단순한 문화강좌가 아니라 6개월에서 1년가량 교육과 연습을 거쳐 실제 공연까지 올리는 방식으로 구상하고 있다. 나아가 여기서 탄생한 작품을 국립정동극장의 새로운 레퍼토리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 대표는 과거 드라마 지방 촬영 현장에서 만난 중장년 단역 배우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교장 선생님 출신 등 다른 일을 하다가도 정말 연기를 좋아해서 단역 배우로 참여하는 분들이 있었다”며 “그런 분들에게 인생의 마지막 정열을 불태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면 어떨까 오래전부터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정동극장에서도 좋은 공익적 사업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섯 번째는 지속 가능한 예술과 조직의 기반 구축이다. 서 대표는 2005년부터 국민 안전을 위한 캠페인과 공연, 강의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극장 운영에서도 안전을 중요하게 두겠다고 밝혔다. 취임 후 현장 안전 점검을 강화하고 별도의 안전 TF를 구성했으며, 관객뿐 아니라 예술가와 직원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그는 “좋은 조직에서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국립정동극장이 지향하는 방향을 “모두 함께 놀 수 있는 문화 놀이터”라고 표현했다. 특히 작품의 ‘재미’를 강조하면서도 “재미라는 것이 꼭 웃음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비극도 있고 희극도 있고, 그 안에는 예술적 가치도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그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우리의 전통을 새로운 방식으로 발전시키고, 지역과 세계로 나아가고, 관객과 일상 속에서 만나고, 예술가와 직원이 오랫동안 안전한 곳에서 성장할 수 있는 극장을 만들겠다”며 “서울 중심에 있는 정동극장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공연예술의 새로운 창작과 유통을 만들어가는 공공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관련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