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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우 마술 쇼 ‘더 브레인’

기사입력 2019-01-14 09:49

작년 12월에 시작된 최현우의 마술 쇼가 새해까지 이어졌다. 모르고 갔는데 오늘이 마지막 공연이라 했다. 1월 6일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 공연장에서 신기하고 이상한 마술 공연을 관람했다. 마술은 당연히 관람자의 눈을 속이는 행위임을 아는데도 눈앞에서 벌어지는 쇼를 보면 그저 놀랍고 경이롭다.

▲최현우 마술 쇼 '더 브레인' 포스터(라온플레이 제공)
▲최현우 마술 쇼 '더 브레인' 포스터(라온플레이 제공)

좌석은 VIP석. 무대에서 다섯 번째 줄 중앙이라 마술사의 얼굴까지 자세히 보였다. 마지막 공연이고 일요일이라 그런지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가 많았다. 다소 소란스럽긴 했지만, 오히려 축제의 분위기처럼 느껴져 좋았다. 공연 중 마술사가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이들 함성으로 공연장이 떠나갈 듯했다.

최현우는 아담하고 매우 귀엽게 생긴 마술사로 또 다른 마술사 이은결과 쌍벽을 이룬다. 어렸을 때 봤던 마술사는 대부분 낡은 턱시도를 입은 늙수그레한 아저씨였다. 쓰고 있던 검정 모자 안에서 비둘기나 토끼, 종이꽃, 만국기를 줄줄이 꺼내곤 했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이은결 같은 늘씬하고 잘생긴 청년 마술사들이 등장했다. 아무리 신기해도 마술은 눈속임일 뿐이라는 선입견이 컸지만 잘생긴 젊은 마술사들의 쇼는 남다르게 멋지고 놀라웠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저렇게 유망한 젊은 사람이 마술을 해도 되나?’ 하고 생각했는데 이후로 마술은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직업으로 떠올랐다. 많은 젊은이가 세계무대에 나가 상도 탄다고 한다.

어릴 때 봤던 마술은 별로 즐겁지 않았다. 이후 TV에서 본, 세계적인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공연은 정말 놀라웠다. 스케일도 커서 커다란 비행기를 천으로 덮은 후 사라지게 하거나 만리장성을 없애는 등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마술을 보여주었다. 어쨌든 그 마술도 다 눈속임일 텐데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건지 너무나 궁금하다.

그 후부터 마술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고 즐기기 시작했다. 나는 카드 마술은 지루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정말 비밀을 알고 싶은 마술이 하나 있다. 예쁜 어시스턴트가 침대에 누워 있는데 반으로 갈라서 이쪽저쪽 분리하는 마술이다. 아무리 봐도 숨을 공간이 전혀 없는데 어떻게 하는 걸까? 마술은 그냥 즐기면 되는데 그 마술의 비밀만은 꼭 알고 싶다.

이번 공연은 부제가 ‘더 브레인’이다. 두뇌게임을 암시하는 제목이다. 관객과 대화를 하면서 무대 위 칠판에는 숫자와 단어가 차례로 쓰였다. 공연을 시작할 때 마술사는 관객 한 사람에게 봉인된 봉투를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잘 가지고 있으라며 주었다. 두 시간이 넘는 마술 공연이 끝나고 그 봉투를 열어보니 칠판에 쓰여 있는 숫자와 단어가 똑같이 들어 있어 소름이 돋았다.

내가 좋아하는 마술도 있었다. 아름다운 어시스턴트가 의자에 앉았는데 옆의 남자가 그녀의 목을 싹둑 잘랐다. 바로 눈앞에서 여자의 목이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궁금해하지 않았다. 그냥 탄성을 지르기만 했다. 관람객을 감동시키려는 마술사의 노력이 느껴져 감동스러웠다. 새해를 멋진 마술 쇼를 보며 시작했으니 즐거운 한 해가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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