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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파티, 운명을 사랑하자

기사입력 2019-02-07 14:35

전에 알지 못했기에 몇 년 전에 발표된 줄도 몰랐는데 요즘 내 마음 속으로 쏙 들어온 노래가 있다. 나는 음악이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데 젊을 때는 트로트를 듣지 않았다. 아니, 듣지 않았을 뿐 아니라 트로트를 들으면 무식해 보일 것 같은 편견까지 있었다.

당시 어른들이 말했다. 나이 들면 음악 성향도 다 바뀐다고, 그러나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큰소리쳤다. 그런데 옛말 그른 것 하나 없다는 말처럼 나이가 드니 내게도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 그렇게 무시했던 가수 남진, 나훈아가 지금은 너무 섹시해 보이고 노래도 멋지게 들리는 것이다.

최근 유튜브를 보다가 한 영상에 눈길이 꽂혔다. 선남선녀의 결혼식에서 우아한 한복 차림의 친정어머니가 축가를 부르는 모습이었다. 신나는 반주에 맞춰 열창하는 노래가 너무나 매력적으로 들려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 노래 제목은 바로 ‘아모르파티(amor fati)’. 아모르파티에서 파티는 우리가 흔히 아는 ‘party’가 아니라 ‘fati’로 운명이라는 라틴어라고 한다. '아모르파티'는 '운명을 사랑하라'라는 뜻이어서 축가로서도 손색이 없는 노래다.

역주행이라는 말이 있다. 오래전에 발표되었지만 당시에는 인기를 얻지 못하다가 다시 유행이 되는 역주행 노래가 있다. 가수 김연자의 노래 ‘아모르파티’도 그렇다. 리듬이 경쾌해 들으면 이토록 신이 나는데 왜 이제야 듣게 되었는지 의아하다. 가사도 의미 있다. “쏜 화살처럼 사랑도 지나갔지만 그 추억들 눈이 부시면서도 슬펐던 행복이여”라는 구절이 내 가슴을 울린다. 생각해보니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내용 같다. 나도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옛 추억이 가슴 아파 슬프게 느껴지는 행복이 있다. 유행가 가사는 어찌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잘 표현하는지 놀랍다.

유튜브 동영상에 나오는 매력적인 친정어머니는 무대 위에 나란히 선 딸과 사위를 향해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가슴 뛰는 대로 살라”고 노래했다. 신혼부부에게 할 얘기는 아닌 듯하지만 장면이 재미있어 웃으며 감상했다. 그 영상을 본 후 나도 아모르파티를 배워 멋지게 불러보고 싶어졌다. 한때 가수가 되려 한 적도 있으므로 금방 배워 잘 부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휴대폰을 켜놓고 따라 불러보니 만만치 않은 노래였다. 몇 시간을 연습해도 가수 김연자처럼 감칠맛 나게 부르기가 힘들었다. 리듬을 따라가기도 힘들었다. 그래도 잘 불러보려고 열심히 연습 중이다.

누구나 빈손으로 이 세상에 와서 소설 같은 이야기를 써가며 산다. 자신에게 실망하지 말자.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되고 인생은 지금이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트로트 가사에 다 녹아 있다.

아모르파티! 우리 모두 운명을 사랑하고 지금을 멋지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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