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다 보니 혼자 밥 먹고, 혼자 영화보고,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혼자 하는 여행이 진짜란다.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된다며 부추기기도 한다.
그러나 혼자 하는 여행은 위험하다. 필자도 혼자 잘 다니지만, 한적한 산길에서 만나는 사람이 가장 무섭다. 그래서 혼자 산에 갈 때는 여차하면 방어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지팡이와 지갑에 어느 정도의 현금만 갖고 간다. 여차하면 다 주고 오자는 심산이다.
혼자일 경우 표적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밀라노 두오모 성당 광장에 갔을 때 화려한 성당 건물과 사람에게 친숙하게 길들여진 비둘기들을 배경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일단의 흑인들이 오더니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었다. 카메라를 넘겨주려다가 섬뜩한 기분이 들어 사양했다. 근처에서 이 광경을 구경하고 있던 한 현지인이 큰일 날 뻔 했다며 주의를 주었다. 그럴 경우 카메라를 넘겨받은 자는 그대로 카메라를 들고 내빼고 그 자를 잡으려고 쫓아가는 사이에 다른 일당들이 가방을 가로 챈다는 것이었다.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특히 여성은 자기 방어력이 약하고 성폭행의 대상도 될 수 있어 더 위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여행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데 세상을 상당히 믿는 모양이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친절하게 말을 걸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
혼자 여행할 때 조심해야 할 것으로 집을 떠나면 일탈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마련이다. 혼자는 외롭다 보니 생면부지의 사람과도 금방 친해진다. 좋은 사람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도 있다. 자칫하면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밤에 술에 취하여 비틀거리며 걷는 경우 표적이 될 수 있다. 사고를 당하면 국내 같으면 CCTV라도 신세 질 수 있지만, 외국에서는 현지 경찰이 조사한다고 오라 가라 하기만 하고 해결해주기도 어렵다. 술 취한 경우에는 호텔 앞까지 동행자와 같이 가든지 택시로 다녀야 한다.
혼자 하는 여행에서 걱정되는 점 중에 무슨 사고를 당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안전사고도 있지만, 나이가 들면 지병으로 인한 돌발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사람의 도움을 급히 필요로 할 경우도 있는데 곁에 사람이 없으면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밤에도 별일 없이 돌아다닐 수 있는 몇 안 되는 안전한 나라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나라도 그런 줄 알고 착각한다. 미국만 가도 낮에도 승용차 창문을 못 열 정도로 위험한 나라이다. 출장 갈 때 반짝이는 구두에 정장을 하고 가는 것도 여행자임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표적이 될 수 있다. 밤에 혼자 돌아다니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그런데 외국에 처음 나가는 사람들은 이런 위험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동행자를 구하기는 쉽지 않지만, 알아보면 못 구할 것도 없다. 여행이 취미인 사람들을 평소에 알아두면 좋은 여행 동반자가 될 수 있다. 동반자가 이성인 경우 소문도 두렵고 불편하지만, 시니어라면 신사협정을 믿어 볼 나이이다. 적어도 치한에게 당할 염려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