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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재생, 문제는 실천이다

기사입력 2017-05-26 16:15

새로운 무림고수가 뽑혔다. 대회전을 치른 무림에는 아직도 흙먼지가 자욱하다. 승자는 축배를 들면서 상큼하게 출발하고 있다. 패자는 눈물을 훔치면서 내일을 기약한다. 이번 대회전은 무림사에 빛날 중대대회였다는 찬사부터 아직 모른다는 비관이 공존하고 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무림을 재생하여야 한다.

정답은 이미 나왔다. 더 보태고 연구할 것도 없다. 성현의 말씀이 부족하거나 교훈이 없어서 역사가 뒤틀리는 것은 아니다. 이의 실천여부에 따라서 성패가 달라진다. 권력집중ㆍ함량미달자 조기퇴출ㆍ소통부족ㆍ비선실세 등 지난날을 반면교사 삼으면 만사가 해결된다. 대회전 때 선수들이 외쳤던 미사여구는 입에 올릴 필요도 없다. 이제 꼭 필요한 것 단 하나라도 실천하여야 한다.

제왕적 고수제도를 내년까지 없애자는데 고수대회출전자 모두가 찬성하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우리의 무림은 세계 어느 곳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만큼 크고 넓다. 무림의 자존을 지키고 후대의 안녕을 위하여 힘을 합쳐야 한다. 한 사람의 힘으로 무림을 이끄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다.

이번 고수선발전은 ‘촛불혁명’이 가져온 대회전이었다. 이 사건은 해외 무림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촛불혁명은 어느 특정세력이 주도한 것이 아니었고, 저항폭력을 포함해 어떤 폭력적 사태도 없었다. 시종일관 ‘보통 시민’이 주도했다. 수개월에 걸쳐 연인원 1000만 명이 전국의 무림에 결집해 한목소리로 고수탄핵을 외치고 새로운 무림의 수립을 요구하였다.

무림에는 시름이 깊었다. 물이 차고 넘쳐서 강둑이 터진 것이 아니고, 함량미달 고수 때문에 무림 전체가 떠내려갔다. 지난 무림고수 선발이 함량미달과 체력미달을 구별하지 못하는 잘못이었음을 차차 알아차렸다. 체력보강을 조금만 하면 훌륭한 무림의 고수가 되어, 살기 좋은 삶터를 만들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무림고수 내내 힘 한 번 써보지 못한, 태생적 한계를 지닌 허깨비였다.

진흙탕 싸움을 하는 사이에 이웃 무림은 동ㆍ서ㆍ남ㆍ북에서 쌍불을 켜고 노리고 있다. 우리의 운명을 어떻게 하는지 관심도 못 두는 사이에 ‘코리아 패싱’이 현실로 닥쳤다. “외적이 무섭고, 곡간이 비었다.”는 상투적인 우격다짐으로는 불길을 잡을 수 없다. “낡은 집을 부수고 다시 짓자”는 생각은 같다. 재건축이나 재개발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는 이미 지났다. 몸통부터 ‘재생사업’을 하여야 할 때가 되었다.

모두가 무림재생을 위하여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말보다 실천’이 그 시작이다. 우물 안 개구리 말싸움만 하여서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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