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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총량의 법칙'을 믿어 보자

기사입력 2017-02-27 13:11

예전에 고향 어른들이 자주 입에 올리는 말이었지만 저속한 말로 낙인찍혀 요즘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말 중에 ‘지랄’이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지랄하고 자빠졌네’ 하는 더 모진 말도 있다. ‘지랄’이란 무슨 말인가?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마구 어수선하게 떠들거나 함부로 분별없이 하는 행동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한동대 법대 김두식 교수의 ‘불편해도 괜찮아’라는 책에 ‘지랄총량’의 법칙이라는 말이 나온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모든 인간은 평생 쓰고 죽어야하는 ‘지랄’의 총량이 있는데 어떤 사람은 그 지랄을 사춘기에 다 떨고 어떤 사람은 커서도 떠는데 나중에 늦바람이 나서도 떨 만큼은 떨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죽기 전까지는 반드시 그 양을 다 떨게 되어있다고 한다. 이왕 떨 지랄이라면 사춘기인 중2학년 때 쯤 지랄을 떠는 게 났기 때문에 사춘기 아이들 지랄은 성장통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면 된다는 것이다.

남녀관계가 결혼 전에 문란했던 사람이 결혼 하고는 개과천선이 되어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된 경우도 많다. 반대로 결혼 전에 얌전한 사람이 결혼 후 뒤늦게 늦바람이 나서 본처고 자식을 팽개치고 새 각시와 새 살림을 차리기도 한다. 늦바람이 더 무섭다고 한다. 이왕 떨 지랄이라면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때 난리를 치는 것보다 사춘기인 중학생 때 미리 떨것 다 떨어버리면 좋으니 아이들이 지랄 떠는 것을 한 때겠지 하고 위안을 삼으라는 말이다.

어느 장소나 시간을 불문하고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유난스럽게 지랄을 떠는 꼴불견이 꼭 있다. 지랄 떠는 이와 맞서 싸우고 바로 잡으려다가 보면 큰 싸움이 되고 자칫하면 봉변도 당한다. 저 지랄도 한때로 그러다 말겠지 하고 나한테 큰 손해를 끼치지 않는 한 무시하고 빙그레 웃으며 너그럽게 넘어가다보면 지랄 떨던 놈이 스스로 멈추는 것을 본다. 지나고 보면 그렇게 지랄을 떨었는데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개과천선하고 착실해지는 사람들을 본다. 이를 두고 나이가 가르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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