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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컬처 키워드] TV는 지금, 인터넷 결합 프로그램이 대세

기사입력 2016-10-06 08:52

<글> 배국남 대중문화 평론가 knbae24@hanmail.net

8월 30일 수많은 시청자의 눈이 한 프로그램으로 향했다. 바로 SBS <불타는 청춘>이다. 이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고 있는 예능 스타 김국진(51)과 ‘보랏빛 향기’ 등으로 1980년대 최고 인기를 누렸던 가수 강수지(49)의 열애 사실이 보도됐기 때문이다. 이날 <불타는 청춘> 방송에선 신효범, 김완선, 김도균, 최성국 등 출연 연예인들이 인터넷 방송을 활용한 프로그램 코너를 만들어 내보냈다. 김국진과 강수지, 두 사람의 열애에 대한 네티즌의 질문 등이 실시간으로 쏟아졌다. 쇄도하는 네티즌의 질문에 답하고 뜨거운 반응에 어쩔 줄 모르는 김국진·강수지 커플의 모습이 TV 화면을 통해 안방 시청자에게 생생하게 전달됐다.

요즘 이처럼 TV와 인터넷을 결합한 프로그램들이 속속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TV와 인터넷, 두 미디어의 결합 프로그램 붐의 진원지는 지난해 4월부터 방송을 시작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배우, 가수, 예능인 등 연예인 스타들과 셰프, 메이크업 아티스트, 패션디자이너 등 각계 전문가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직접 PD 겸 진행자가 되어 인터넷 생방송을 펼치는 1인 방송 대결 포맷 프로그램이다. 다음 tv팟을 통한 인터넷 방송과 TV 예능 프로그램의 결합으로 시청자의 열띤 반응을 얻고 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통해 김구라, 이경규, 바다, 산이, 초아, 정준영, 하니, 박재범, 홍진경, 홍석천, 다솜, 박명수, 윤상, 트와이스 등 연예인과 요리 연구가 백종원, 셰프 오세득, 전 리듬체조 선수 신수지, 마술사 이은결, 종이접기 전문가 김영만, 패션디자이너 황재근, 헤어디자이너 차홍, 웹툰 작가 이말년, 이종 격투기 선수 김동현,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콘텐츠를 가지고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방송했다.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네티즌의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이나 기상천외한 의견과 이에 대응하는 출연자의 연출되지 않는 날것 그대로의 모습에 시청자는 환호했다. 또한, 인터넷 방송에 참여하는 네티즌도 급증하고 있다. 백종원을 비롯한 출연자들이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통해 스타로 부상했고 오세득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아재 개그를 선보이며 아재 개그 열풍을 일으켰다.

전문가들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대해 “확산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과 급증하는 1인 인터넷 방송을 지상파 TV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창의적이고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인터넷을 메인 플랫폼으로 하는 방송콘텐츠 제작을 활성화하는 인터넷 예능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며 높이 평가했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 트렌드 중 하나가 음악 프로그램에 경연, 서바이벌, 미션, 스토리 텔링 등 예능 장치를 혼합한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다. 수많은 음악 예능 프로그램 중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4월부터 방송을 시작한 SBS <판타스틱 듀오>다. 이 프로그램 역시 인터넷과 TV의 결합이라는 점 때문에 눈길을 끌고 있다. 시청자의 참여 열기도 대단하다.

<판타스틱 듀오>는 수많은 시청자가 특정 가수의 노래를 부른 영상을 스마트폰을 통해 보내면 이 중에서 3명이 선발돼 스튜디오에서 가수와 듀엣을 할 사람이 최종 결정된다. 가수와 스마트폰을 통해 선발된 일반인으로 구성된 팀이 경연을 펼쳐 우승팀을 가리는 포맷이다.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참여할 수 있어 방송이 거듭될수록 참여하는 시청자가 급증하고 있다. <판타스틱 듀오>에서 이선희와 팀을 이뤄 뛰어난 노래 실력을 과시하며 5주 우승을 한 김예진(18) 양은 연예인 못지않은 높은 인기를 얻었다.

최근 막을 내린 KBS 예능 프로그램 <어서옵쇼(SHOW)> 역시 인터넷과 TV, 두 미디어를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이서진 김종국 노홍철 3명의 MC가 쇼호스트가 돼 출연한 연예인, 스포츠 선수, 예술인, 과학자 등 각계각층 유명인의 재능을 판매하는 형식의 홈쇼핑 인터넷 방송을 진행했다. 실시간으로 참여하는 네티즌들의 참여도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는 방식이었다.

‘시청자의, 시청자에 의한, 시청자를 위한 방송! 2박 3일의 여행 동안 네이버 V 라이브 생방송 투표를 통해 연예인 6명의 운명을 시청자가 직접 선택하는 신개념 여행 버라이어티!’

9월 5일 첫선을 보이며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SBS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꽃놀이패> 제작진이 밝힌 기획의도이자 콘셉트다. <꽃놀이패>는 2박 3일의 여행 동안 6명의 출연자가 네티즌과 시청자의 인터넷 생방송 투표를 통해 여행 수단과 숙박 장소 등이 결정되는 포맷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 역시 인터넷과 TV를 결합한 프로그램에 속한다.

최근 들어 이처럼 인터넷과 TV를 결합한 프로그램들이 대세를 이루며 증가하는 것은 미디어 간의 융합이 프로그램 지평을 확장하는 동시에 시청자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TV는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해 시청자는 단순히 콘텐츠를 수용하는 수동적 수용자로 머무는 경우가 많다. 반면 쌍방향성을 특성으로 하는 인터넷은 메시지나 정보를 단순히 받아들이는 수용자가 아닌 즉각적으로 반응을 드러내고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해 유통까지 하는 프로슈머(Prosumer·생산소비자)로서 수용자의 모습을 가능하게 했다. TV가 인터넷의 이런 특성을 수용해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어서옵쇼> <판타스틱 듀오>는 시청자들의 반응과 노래 등 콘텐츠가 프로그램 제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시청자와 네티즌의 참여 열기가 뜨겁다.

인터넷 방송 등을 TV 프로그램 안으로 수용하면서 수많은 네티즌과 시청자가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함으로써 다양한 소재, 출연자, 내용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이점도 TV와 인터넷 결합 프로그램이 늘어나는 이유다.

무엇보다 인터넷을 통해 참여하는 일반인들이 연예인에게서 볼 수 없는 연출되지 않는 날 것 그대로의 리얼리티나 의외성을 잘 살려 프로그램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것이 TV와 인터넷 결합 프로그램의 강점으로 꼽힌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인터넷 방송을 통해 올라오는 네티즌의 의견이나 반응은 기상천외한 것이 많아 이것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판타스틱 듀오>는 기성 가수를 능가하는 빼어난 실력을 지녔거나 개성이 강한 출연자들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TV 방송사들이 앞다퉈 인터넷을 프로그램에 접목, 수용하는 또 다른 이유는 TV에서 멀어져가는 젊은 시청자들을 붙잡기 위해서다. 근래 들어 10~20대들의 PC나 스마트폰 콘텐츠 이용이 급증하면서 젊은 시청자들은 TV와 멀어지고 있다.

젊은 층은 TV를 보더라도 TV가 아닌 웹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시청하는 제로 TV 시청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방송사는 인터넷을 TV 프로그램 안으로 수용해 멀어져간 젊은 시청자를 다시 TV 앞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도가 TV와 인터넷이 결합한 프로그램 양산으로 이어졌다.

시청자와 네티즌을 비롯한 수용자들은 이러한 방송사의 변화 움직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시청자가 단순히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수동적인 단계에서 벗어나 프로그램의 제작 주체로 나설 수 있고 다양한 반응과 의견을 제시해 곧바로 프로그램에 반영할 수 있는 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TV와 인터넷의 결합 프로그램은 개선할 부분도 적지 않다. 1인 인터넷 방송 콘텐츠나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네티즌 의견을 프로그램에 반영하는 단순한 형태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매우 단조롭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특성을 보여주는 인터넷을 다양한 방식으로 TV 프로그램 제작에 활용하는 포맷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인터넷과 TV 결합 프로그램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을 통한 시청자나 네티즌의 단순한 TV 프로그램 참여 형태도 개선해 수용자들의 상호작용과 쌍방향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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