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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119]금연시대, 왜 아직도 담배를 피워야 하는가?

기사입력 2015-08-11 23:32

흡연 의지를 태워 없애는 몇 가지 방법

담배를 피우는 게 당연했던 시절이 있었다. 담배 한 대 입에 물고, 세상고민을 이야기하는 게 멋있는 모습으로 비치곤 했다. 사회적 분위기 자체가 흡연에 대해 관대했다. 버스나 택시, 극장, 사무실 어디에든 재떨이가 있었다. 끽연가들의 삶에 제약은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흡연은 사회적 문제가 됐다. 담배의 성분처럼 흡연자들은 백해무익한 존재로 전락했다. 담뱃값도 껑충 뛰었고, 자칫 잘못하면 벌금도 물어야 한다. 과거와는 달리 비흡연자들이 존중받는 시대로 변했다. 흡연자들은 사회적 인식과 대접에서 거의 천덕꾸러기가 됐다. 폐암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으니 백 번 끊어야 한다고 말해도, 본인이 느끼지 않으면 금연은 어렵다. 솔직히 말하면, 기자 역시 하루에 한 갑반을 피우는 흡연자로, 주변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그래서 더 궁금한 부분이 많았다.

글 박근빈 기자 ray@etoday.co.kr 도움말 임민경 국립암센터 암예방사업부장

흡연은 국제기준(국제질병분류, 미 정신의학회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 상 약물중독으로 기록된다. 흡연을 하면 신경전달물질 니코틴은 인위적으로 뇌 보상회로를 활성화시킨다. 흔히 말하는 도파민으로 인한 쾌감을 일으키는 것. 영화나 뉴스에서만 보고 들었던 코카인, 필로폰 중독과 같은 형태를 띤다.

금연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중요하고 즉각적으로 건강에 이득이 된다. 흡연 관련 질병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적용된다. 경제적 이득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불쾌감을 조성하는 담배연기, 쩐내도 사라진다. 보다 ‘젠틀한 인간’으로 변한다.

만약 지금부터 금연을 한다면

금연 후 20분이 지나면 혈압과 맥박이 정상으로 떨어지고, 손발의 체온이 정상으로 증가한다. 8시간 후 혈액 속 일산화탄소량이 정상으로 떨어지고, 혈액 속 산소량이 정상치로 올라간다.

2주~3개월이 되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폐기능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1~9개월에는 기침, 호흡곤란이 감소하고, 폐의 섬모(점액을 외부로 밀어내는 털과 유사한 작은 구조체)가 정상기능을 회복해 점액배출이 증가하고 폐가 깨끗해지며 감염 위험이 감소한다.

1년이 지나면 관상동맥질환(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흡연자의 절반으로 감소한다. 5년 후 구강암, 후두암, 식도암, 방광암 위험이 절반으로 감소하며,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와 같은 수준으로 낮아진다. 10년이 지나면 폐암사망률이 흡연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며 15년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관상동맥질환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와 동일한 수준이 된다.

그러나 금연하기 어려운 이유

담배를 끊어야 하는데 끊기 어렵다는 점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본질적으로 이 부분은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흡연은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담뱃갑의 경고 문구는 흡연자들에게 너무도 익숙하다.

특히 50대가 되면 암,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등을 포함한 흡연관련 만성질환이 급증한다. 흡연, 그 자체가 수십 년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노년의 건강한 삶을 꿈꾸는 많은 퇴직자들의 삶을 질병으로 좌초시키킨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담뱃값이 올라도, 피울 사람은 피운다.

그래서 국가 금연사업을 설계하고 있는 임민경 국립암센터 암예방사업부장에게 ‘흡연자를 비흡연자로 만들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설명을 부탁했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흡연율이 높은 상태였다. 특히 사회를 움직이는 권력계층인 남성흡연율이 높았던 점은 흡연이 ‘정상적’이라는 인식을 갖게 만들었다. 국가금연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정상적’인 흡연을 ‘비정상적’으로 바꾸는 일이었다. 때문에 개인의 기호를 침해한다는 이유를 시작으로 수많은 항의를 받고 있는 것이 금연사업이다. 그래도 최근 7~8년 사이에 국민의식이 많이 바뀌게 됐다.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사실 금연의 동기는 굉장히 직접적인 형태이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부터 ‘폐암에 걸렸다’까지 몸에 이상이 생겨야 끊으려는 의지가 강하게 생긴다. 몸소 체험하기 전에 하루 빨리 끊어 버리는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본인 의지와 함께 도움이 필요하다.

금연 지원사업을 잘 이용하자

우리나라의 금연 지원사업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국 단위의 금연지원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도적 사례로 인식되고 있다. 담배규제기본협약의 조항별 이행률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금연클리닉은 2005년부터 전국 보건소에서 연간 약 44만 명 정도의 흡연자를 대상으로 금연상담과 니코틴 대체요법을 포함한 금연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연 상담전화의 경우도 2006년부터 전문상담사가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35명의 전문 금연 상담사가 연간 약 15만 건의 전화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각각 서비스의 금연 성공률도 높아 보건소 금연클리닉 이용자의 6개월 금연 성공률은 약 49.2%, 금연 상담전화 이용자의 1년 금연 성공률은 약 26% 수준으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공률이 높다.

>>> 금연상담 전화서비스(1544-9030)

금연을 생각했다면, 우선 금연상담 전화서비스(1544-9030)를 이용해 보자. 일반인 누구에게나 금연과 흡연 예방을 위한 정보 제공은 물론 전문 금연상담사가 흡연자에 대해 금연의지 확인, 금연 결심, 금연 실천, 금연 유지 등의 단계별 금연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30일 금연프로그램(첫 상담~금연 30일까지)

금연을 원하는 사람이 성공적으로 금연할 수 있도록 30일 동안 정해진 수순에 따라 상담을 해 주는 프로그램. 예약 상담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상담 외에 금연지침서와 SMS 문자서비스를 제공한다.

유지프로그램(30일 금연 이후~금연 1년)

30일 금연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비흡연자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금연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금연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5주째 재흡연 방지하기에 이어, 6주째는 금연이유를 재확인시킨다. 18주째는 금연이득을 생각하게 하고 20주부터는 체중관리 상담도 진행한다. 1년 동안 약 14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 보건소 금연클리닉

실질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면 인근 보건소를 찾아가 보는 것이 좋다. 전국 보건소에서는 각 지역 내 흡연자에게 무료로 금연상담 및 금연 치료서비스를 제공(주민등록상 지역주민이 아니더라도 이용자의 접근성과 편의를 고려)한다. 등록 후 금연상담 결심일로부터 6개월간 9회차 이상의 금연상담과 함께 일산화탄소 측정을 포함한 다양한 금연 행동요법을 안내하고 니코틴 보조제, 행동강화 물품을 제공한다.

금연성공 클리닉(등록~6주) 금연 시작과 동시에 보건소에 개인정보가 등록되며, 본격적으로 금연을 위한 상담이 이뤄진다. 금단증상 파악과 대처방법 등을 상담하고 약물요법을 시행한다. 4주, 6주째 금연 성공을 확인하고 보건소 정보시스템에 6주차 성공이 기록된다. 대면상담은 3회 이상, 전화상담은 2회 이상 진행된다.

재흡연 예방(7주~12주) 12주 금연 성공이 확인되면 기념품을 받게 된다. 이때부터 절주, 운동 등 건강행위에 대한 상담을 이어간다. 대면상담과 전화상담은 각 1회 이상 진행된다.

금연 유지기간(13주~24주) 24주(6개월)간 금연 성공이 확인되면 금연성공 수료식을 해준다. 금연 유지를 위한 상담은 계속된다. 추후관리(24주 이후) 24주부터 12개월까지는 금연유지 관리단계다. 대면, 전화, SNS, 이메일을 통해 확인을 받게 되며 금연사업 정보시스템에 기록된다.

>>> 지역금연지원센터

보건복지부는 지역 금연지원센터 18곳(국립암센터, 서울성모병원, 인하대병원, 충남대병원 등)을 선정, 4월부터 3년간(2015~2017년) 기관별로 연 평균 10억원의 국비를 지원키로 했다.

지역 금연지원센터는 의지만으로는 금연 성공이 어려운 중증·고도 흡연자를 대상으로 체계적·전문적 금연 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금단현상이 발생하는 시기에 금연상담, 의학적 치료, 영양 및 건강상담 등이 포함된 전문치료 서비스를 해준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역시 의지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하더라도 금연 성공은 본인의 의지 문제로 귀결된다. 실제로 흡연에 대한 갈망으로 금연 초기 3개월 이내에 많은 사람들이 금연에 실패한다. 금연을 한 번에 성공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시도하면 할수록 성공률이 높아진다.

무료함, 외로움, 배고픔, 분노, 피곤함을 최대한 피하고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흡연 욕구를 다스리는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해본다.

>>> 흡연욕구 다스리기(4D)

Delay(지연하기) 흡연욕구가 생길 때 반응을 지연시킨다. 흡연욕구는 담배를 피우나 안 피우나 몇 분만 지나면 사라질 것. 막연히 참지 말고 당근, 오이, 미역이나 다시마 줄기, 호박씨, 무가당 껌, 은단 등 ‘금연간식’을 활용한다.

Drink water(물 마시기) 물을 마시는 것은 금연을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시원한 물은 입속의 감각을 다르게 하여 흡연욕구를 많이 없애준다. 또 물은 니코틴과 각종 노폐물의 배설을 촉진한다.

Do something different(다른 생각하기) 흡연욕구가 강렬할 때는 다른 것에 몰두해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린다. 예를 들면 걷기, 근육이완 체조, 샤워나 목욕, 취미에 몰두하는 것이 좋다.

Deep breathing(심호흡하기) 심호흡은 담배연기를 깊게 빨아들이는 흡연습관을 대체할 수 있으므로 흡연욕구와 금단증상을 다루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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