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물보다 진하다. 간암으로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간의 일부를 떼어 준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감동을 주고 있다.
감동의 주인공은 정현종(18)군. 경남 김해 경원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정군은 13일 부산 동아대병원에서 아버지 정성균(48)씨에게 자신의 간 일부를 떼어줬다.
하늘도 감복했는지 수술도 성공적이었다. 만성 간염을 앓아오던 정씨는 지난 2월 간암 2기 판정을 받았다. 간 이식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것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수술이 이뤄져야 했다.
이 소식을 들은 정군은 흔쾌히 자신의 간을 아버지와 나누기로 결정했다. 대학 입시가 7개월 남았음에도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정군은 “대학 입시는 다음에 볼 수 있지만, 아버지 건강은 한번 잃으면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씨 부자는 현재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다.
경원고의 전성호 담임교사는 “이런 큰일을 하게 돼 대견하다”며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내색하지 않고 교사가 되기 위해 성실히 공부하며 주변을 둘러볼 줄 아는 심성이 고운 학생”이라고 정군에 대해 설명했다.
정군의 병원비 지원을 위해 경원고 전교생 1300명과 교직원 90여 명은 지난 18일부터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모은 기금은 이번 주 중에 전달한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