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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고령자 위한 즉시형 장기요양연금 도입 검토해야”

입력 2026-11-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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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즉시형 장기요양연금 도입 보고서 발간

돌봄 필요 발생 후 일시납 가입…건강상태·기대여명 반영해 연금 지급

세제 등 정책적 인센티브·인수심사 기반·직접 지급 체계 마련 과제

(보험연구원)
(보험연구원)
이미 돌봄이 필요해진 중산층 고령자가 돌봄비용을 연금 형식으로 받을 수 있도록 ‘즉시형 장기요양연금’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건강할 때 미리 가입하는 ‘사전적립형 장기요양보험’의 한계를 보완하고, 돌봄 기간이 길어지는 데 따른 경제적 위험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11월 9일자 KIRI 리포트에 실린 ‘중산층 고령자를 위한 즉시형 장기요양연금 도입 필요성과 과제’ 보고서에서 “기존 수단은 자산의 현금화나 돌봄 필요 발생 전의 사전 대비에 집중되어 있어, 이미 돌봄이 필요한 고령자가 돌봄 기간의 불확실성을 보험회사 등에 이전할 수 있는 수단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즉시형 장기요양연금(Immediate Needs Annuity·INA)은 돌봄 필요가 발생한 시점에 일시납 보험료를 납부하고, 사망 시까지 연금급여를 지급받아 돌봄비용을 충당하는 ‘손상체 종신연금’의 일종이다.

손상체 종신연금은 가입자의 건강상태와 기대여명을 반영해 연금액을 산정한다. 기대여명이 짧을수록 예상 지급 기간이 줄어들어 동일한 보험료로 더 높은 연금액을 받을 수 있다.

송 연구위원은 “이미 돌봄이 필요해진 고령층이 돌봄 장기화 위험을 이전하고 자신의 기대여명에 맞는 돌봄비용을 연금 형식으로 받을 수 있도록, 중산층 고령자를 주된 대상으로 하는 즉시형 장기요양연금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 민영 장기요양보험은 건강할 때 미리 가입해 보험료를 납입하는 사전적립형이다. 장기요양등급 판정이나 치매 진단 등 약관상 지급 요건을 충족하면 진단비와 매월 정액의 급여를 지급하지만, 보험 미가입 상태에서 돌봄이 필요해진 고령층은 이용하기 어렵다.

보장 기간에도 한계가 있다. 송 연구위원은 “보험기간도 80세·90세·100세 등 만기가 정해진 경우가 많아, 초고령기에 돌봄이 길어지면 보장이 먼저 끝날 수 있어 국내 사전적립형 상품은 돌봄 발생의 위험은 보장하지만, 돌봄 기간이 장기화되는 위험은 일부만 이전한다”고 분석했다.

중산층 고령자를 주요 대상으로 제시한 배경에는 공적 급여 밖의 돌봄비용 부담이 있다.

송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자산조사 없이 급여를 제공하지만, 본인부담금 감경은 저소득층 등에 한정되어 그 외 이용자는 법정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비용을 부담하며, 수가 인상과 재가급여의 이용 한계로 돌봄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위원에 따르면 요양시설의 장기요양 1등급 월 급여비용은 30일 기준 2008년 약 115만 원에서 2026년 279만 원으로 연평균 약 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법정 본인부담금도 약 23만 원에서 56만 원으로 늘었다.

2026년 재가급여 월 한도액은 1등급 기준 약 251만 원이다. 송 연구위원은 “3시간짜리 방문요양을 월 최대 44회까지만 이용할 수 있어 나머지 돌봄은 가족이나 개인 간병인으로 메워야 한다”고 짚었다.

주택연금, 사망보험금 유동화, 신탁 등 기존 자산 활용 수단만으로 돌봄 장기화에 대응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송 연구위원은 “주택연금·사망보험금 유동화·신탁은 보유자산을 현금흐름으로 전환하거나 관리하는 수단으로, 돌봄 필요에 따라 지급액이나 자산 활용 방식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구조는 아니므로 돌봄 기간과 비용의 불확실성이 가입 후에도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기존 자산 유동화 정책과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송 연구위원은 “사망보험금 유동화 자금, 또는 주택 처분 대금을 돌봄이 필요해진 시점에 즉시형으로 전환하는 경로를 마련하고, 판단능력 저하에 대비해 신탁과 결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즉시형 장기요양연금이 이미 돌봄이 필요한 고령층의 재원 공백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가입자의 건강상태와 기대여명을 개별 심사해 연금액을 정하며, 연금급여는 원칙적으로 등록된 돌봄서비스 제공기관에 직접 지급된다.

송 연구위원에 따르면 영국의 즉시형 상품 공급자는 2013년 2개사에서 2026년 5개사로 늘었다. 사전적립형 장기요양보험 중심으로 발전한 미국에서도 이미 돌봄이 필요한 고령층을 대상으로 개인별 의료심사에 기반한 즉시형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다만 즉시형 상품에도 한계는 있다. 고액의 보험료를 일시에 납입해야 하고, 조기 사망 시 보험료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돌봄비 상승이나 돌봄 강도 증가에 따른 추가 비용도 가입자가 부담할 수 있다.

국내 도입을 위한 과제로는 세제 등 정책적 인센티브와 보험회사의 상품 개발·인수 역량 확보를 제시했다.

송 연구위원은 “중산층 고령자의 사적 돌봄 대비는 공적 재정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즉시형 장기요양연금에 대한 세제 등 정책적 인센티브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돌봄 장기화로 자산이 소진돼 본인부담 감경이나 의료급여 대상으로 편입되는 것을 막고, 공적 보장 확대 요구를 줄여 재정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제 지원은 상품 특성과 고령자의 소득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즉시형이 연금보험으로 분류되면 종신형 연금 비과세 요건 때문에 사전적립형보다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송 연구위원은 “사전적립형에 적용되는 보장성 보험료 세액공제는 근로소득이 없는 고령자가 큰 일시금을 내는 즉시형에는 효과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같은 수준의 지원이라도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품 개발과 인수심사를 위한 통계 기반도 필요하다. 송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는 건강상태를 반영하는 손상체 연금시장이 없으므로 장기요양등급별·질환별 사망률과 돌봄 이용 기간 통계를 구축해야 하며, 초기에는 영국처럼 재보험사의 심사 지원과 위험 인수를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장기요양기관 직접 지급을 기본으로 하되, 개인 간병인 고용 비중이 큰 국내 재가·간병 시장까지 포괄하려면 지급 대상 공급자를 식별할 기준이 필요하다”며 장기요양 본인부담 정책이 바뀔 가능성도 상품 설계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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