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연장이 답 아니다…고령자 고용 ‘구조 설계’ 필요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고령자 고용 문제가 노동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대수명은 늘었지만, 일할 수 있는 구조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정년 연장을 둘러싼 논쟁이 반복되는 가운데, 해법을 둘러싼 시각차 역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최한 ‘고령자 고용의 합리적 해법, 정년 후 계속고용 활성화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를 주최한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은 인구구조 변화의 ‘질적 전환’을 강조했다.
우 의원은 “지금의 60대는 과거와 전혀 다른 세대”라며 “건강하고 경험이 축적된 인력으로 노동시장에서 이탈시키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손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법으로서의 ‘정년 연장’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연봉 중심 임금 구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단순한 정년 연장은 기업 생산성 문제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령층 역시 젊을 때와 다른 방식의 노동을 원한다”며 “재고용 등 유연한 형태의 고용 구조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김덕호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고령자 고용 문제를 ‘세대 간 충돌 구조’로 진단했다. 김 교수는 “현재 노동시장은 내부 노동시장 중심의 제로섬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며 “고령자의 소득 공백을 메우는 정책이 청년의 취업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핵심 문제로 꼽았다.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내부 노동시장은 진입이 어려운 반면, 청년층은 외부 노동시장에 머무르며 경력 형성이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5년간 60세 이상 취업자는 약 200만 명 증가한 반면, 청년 취업자는 감소했다”며 “정책의 우선순위 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년 연장을 단순히 확대하기보다 고용 유연성, 임금체계 개편, 근로시간 조정 등을 포함한 패키지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서 이수영 고려대학교 고령사회연구원 특임교수는 고령자 고용 정책을 ‘이해관계 구조’로 풀어냈다. 이 교수는 “정년 연장 논의는 결국 누가 혜택을 보고, 누가 부담을 지며, 누가 피해를 보는가의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혜택은 주로 대기업·공공기관 근로자에게 돌아가고, 비용은 기업이 부담하며, 청년층은 취업 기회 감소라는 형태로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령자 고용 확대는 필요하지만, 기업 부담과 세대 간 갈등을 함께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며 재고용 중심의 계속 고용 제도를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
해외 사례도 언급했다. 일본과 싱가포르는 정년 연장보다 재고용 제도를 중심으로 제도를 설계했으며, 임금체계 개편과 함께 단계적으로 정착시켰다는 설명이다.
이번 토론회는 고령자 고용 문제를 단순한 정년 연장 논쟁으로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정치권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고용 모델을 강조했고, 경영계는 기업 부담과 노동시장 왜곡을 우려했다. 학계 역시 세대 간 충돌 구조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핵심 변수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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