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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장년 “은퇴 후 삶 준비 부족” 불안 여전

입력 2026-01-3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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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10명 중 7명 “노후 자산 부족”… 60·70대 “라이트잡 원해”

(크로스마케팅 제공)
(크로스마케팅 제공)

우리보다 오랜 초고령사회 진입 역사를 통해 준비가 잘 된 것으로 평가받는 일본이지만, 일본 중장년층은 은퇴 이후 삶에 대한 불안을 여전히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후 자산 준비에 대한 불안은 50대를 정점으로 매우 높았으며, 실제 은퇴 이후 세대인 60·70대는 ‘돈’보다 건강과 인간관계, 자기 삶의 방식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시장조사기관 크로스마케팅이 2026년 1월 일본 전국 18~7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인생 설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리타이어 이후 생활을 위한 자산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63%에 달했다. 특히 50대에서는 이 비율이 71%까지 치솟아, 은퇴를 눈앞에 둔 세대의 불안이 가장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미 연금 수급과 은퇴 생활에 들어선 60·70대는 자산 부족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이는 충분한 준비보다는 생활 기대치 조정과 가치관 변화의 결과로 해석된다.

조사는 일본 사회가 ‘노후 준비의 양극화’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생활 전반에 대한 만족도에서 40대는 행복감, 생활비 여유, 마음의 여유 등 거의 모든 항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한 반면, 60·70대는 행복감과 심리적 여유, 생활 만족도가 오히려 높았다. 생활비 여유 점수 역시 전체 평균은 38.8점에 불과했으나, 60·70대는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주목할 대목은 은퇴 이후 삶의 방향이다. 일본 고령층은 ‘완전 은퇴’보다는 ‘느슨한 노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연금 수급 이후에도 일하고 싶다고 답한 이유로는 생활비 보전뿐 아니라 “건강 유지”, “사회와의 연결”, “보람”이 상위에 올랐다. 실제로 60·70대는 일에 대해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일하고 싶다”는 응답이 과반을 넘었다. 이는 한국에서도 확산 중인 ‘라이트잡(light job)’ 수요와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노후 준비의 또 다른 축인 ‘종활(終活)’ 역시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60대에서 종활을 이미 하고 있거나 준비·검토 중이라는 응답은 15%에 그쳤고, 70대에서도 25% 수준에 불과했다. 준비 내용으로는 ‘집 안 물건 정리’, ‘은행 계좌와 보험 정보 정리’, ‘연명치료에 대한 의사 표시’ 등이 주를 이뤘다. 자산 관리나 사후 의사결정에 대한 체계적 준비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미다.

가치관 변화도 분명했다. 고령층일수록 “앞으로는 마음의 풍요와 여유 있는 생활을 중시해야 한다”, “각자에게 맞는 삶을 살고 싶다”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반대로 “높은 소득이나 지위가 인생의 성공”이라는 인식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급격히 낮아졌다. 노후를 앞두고 ‘얼마를 모았는가’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로 관심의 축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조사 결과는 한국 사회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 은퇴를 앞둔 한국 역시 노후 자산 불안과 은퇴 이후 일자리, 종활 준비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사례는 노후 준비를 자산 축적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은퇴 이후의 일·관계·삶의 방식까지 포함한 ‘인생 설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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